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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도 모르는 임원후보 등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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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도 모르는 임원후보 등록 ?
  • 김경숙 기자
  • 승인 2017.03.13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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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계획 시 승인 40여일 전 진행, 오류시장조합창립총회 주민 “황당”

오류시장정비사업 추진과정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무더기 지분쪼개기를 통한 동의율맞추기, 공무원의 주민동의 협박 등 편법과 위법부당 논란의 중심에 선 오류시장 정비사업이 이번에는 조합설립 창립총회에서 선출할 조합장등 임원 후보 등록을 정비사업계획에 대한 서울시 재공람공고가 진행되던 지난 1월, 그것도 주민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리지 않은 가운데 이미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져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조합원들은 조합임원은 정비사업조합원인 토지등소유자주민의 권리와 재산을 지켜야 할 막중한 자리이며 조합원 누구나 임원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만큼 조합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절차와 시기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제대로 된 구 행정의 역할과 총회 재개최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류시장 정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23일 정비사업추진계획안에 대한 서울시 승인고시 직후인 지난 24일자로 창립총회 소집공고를 낸데 이어 지난 10일 조합설립 인가를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 조합임원선출 등 7가지 안건을 상정해 23(찬성)대 6(반대)대 1(기권)로 원안 가결시켰다.


이날 총회에는 총 조합원 43명 가운데 사전제출자 23명의 서면결의서와 동네 원주민조합원인 7명의 현장참석 투표로 진행됐다. 이후 정비사업절차는 조합설립 인가절차단계로 구로구청 주택과로 넘어가게 된다.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 설림창립총회를 전후한  최대 쟁점은 조합임원 등록 절차와 방식 등. 임원을 누구로  어떤 방식으로 선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수 있고,  말 많고 탈많은 정비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사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창립총회 자료를 받으면서 주민조합원들이 가장 심각하게 지적한 것 중 하나가 후보등록 시기였다.

오류시장 정비사업조합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창립총회 책자에 게재한 공고문에 따르면 조합 임원 입후보 등록을 알리는 공고는  1월9일자로 났다. 후보 등록 기간은 이날부터 1월16일까지 진행됐다.


그런데 이 기간은 오류시장정비사업계획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서울시 재공람공고가 진행되던 때. 이후 정비계획에 대한 실제 서울시 승인고시도 그로부터 한참후인 2월23일(목)에야 이루어졌다.

오류시장정비사업조합원 중 한명은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서울시 재 공람 기간 중이라 정비사업계획안 내용이 어떻게 될지도 조합설립 절차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도  전혀 알수 없는 상황에서 조합원대상의 임원후보 등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상식적으로 이 기간 중에 조합장 이사 등의 임원후보 등록을 하는 게 과연 정상적이겠냐"고 되물었다.


이와 관련한 기준을 묻는 구로타임즈 질문에 구청측에서는 부서에 따라 '모른다' '따로 규정은 없고, 추진위원회 자체 운영규정 등을 봐야 하다'는 답변들이 돌아왔다.


그동안 오류시장정비사업 계획을 지원해 온 구로구청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조합후보 등록시기 결정 기준에 대한 질문에 "사업추진위측에 알아본 결과 추진위원회 내부회의 결정을 통해 결의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상식적으로 정비사업추진계획안에 대한 서울시 승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합임원후보 등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는 잠시 침묵 하다 "오늘(10일) 조합 총회에 가면 물어보라"고 이 관계자는 말을 돌렸다.


지난 10일 열린 창립총회 현장.  이같은 질문에 대해 추진위원회측 관계자는 "조합임원 선출준비를 정비구역 지정 전이나 후에 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 없으며, 정비사업계획에 대한 협의가 서울시와 마무리 단계라 입후보등록을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조합원들은 재공람 일정이 끝나던 시점이 아닌 9일에 공고를 했는데, '서울시와 마무리단계였다'는 것은 행정절차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받아들이기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 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또 자기들 그룹으로 판 짜겠다는 것 아니었겠느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추진위측 관계자는 후보등록 할 이사들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에 대해 여러차례 강조하면서 정작 구청 지역경제과측이 통화로 확인했다고 전해준 내용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조합 임원 후보등록기간을 조합원인 토지등 소유자에게 개별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추진위측은 공람기간중 후보등록과 관련한 내용의 공고문을 추진위 사무실이 있는 건물과 외부 몇곳에 부착시켜놓았다고 밝혔다.


정비사업추진위가 있는 건물이나 인근에 갈 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는 당연히 조합임원 후보등록을 하는 지 여부를 알 길이 없던 것이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조합 창립총회 자료는 개별적으로 다 보내주었으면서, 후보등록 공고문은 왜 보내주지 않았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토지등 소유자라면 입후보자격을 갖는 게 상식적인 것"이라며 특정 장소에 몇 개 붙여놓은 공고문을 개별 주민들이 어떻게 보고 판단할 수 있겠느냐며 주민알권리 차원에서라도 제대로 된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등록 후보들의 '학력 경력 백지 이력서'는 물론 '집안조합’만들겠다는 것이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추진위원회가 지난 1월9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후보등록결과라며 조합총회 자료에 게재한 조합장 1명과 감사 1명, 이사 3명 후보의 이력서와 내용을 본 동네조합원들은 한마디로 '황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료와 총회현장 등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감사 후보로 등록한 유재상(52)씨는 조합장 후보로 등록한 박세문(61)씨 '누나의 사위'로 집안사람이다.
또 오류시장정비사업을 시행사처럼 실질적으로 진행해 온 (주)대서산업개발의 대표이사와 감사로 같은 회사 소속이기도 하다. 조합장과 이사진의 활동과 의사결정을 조합원을 대신해 감시해야 할 '감사'와 조합장으로서 적절한 관계냐는 지적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사 후보로 등록했던 3인의 여성들도 눈길을 끌었다. 조합장 후보로 나온 박세문씨의 지인들로 의혹을 받던 이들 중 2명이 낸 이력서를 보면 이사후보로 선출하는데 고려해야 할 경력 학력에 대한 어떤 내용도 없이 버젓이 총회자료에 제출돼, '무서울 것없는 엉터리 조합임원 선출'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들 이사 후보 3인이 각각 소유하고 있는 땅의 면적은 오류시장 38-30 필지 중 땅 한 평의 1/10 가량되는 0.36m²이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추진위원회에 대한 구청 승인과 사업추진계획안 구청 추천 신청등의 절차를 한 두달 앞두고 있던 지난 2015년 11월 초 매입 오류시장내 3평짜리로, 조합장 후보로 나온 박세문씨가 공동대표이사로 있는 대서산업개발, 감사 후보로 나온 유재상씨 등 총 9명 앞으로 지분이 쪼개졌다.


그러나 창립총회를 하루정도 앞둔 지난 9일경 돌연 이들 이사 후보3인의 사퇴와 새로운 이사 후보를 알리는 수정알림자료가  각 조합원들앞으로 도착, 조합원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조합원들의 지적과 구로타임즈 취재가 이루어지던 가운데 도착한 조합임원 선출관련 수정자료는 이사 후보 등록자 3인 모두 "개인적 사정으로 후보 사퇴를 하게 됨에 따라 이사후보를 추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추진위원회측이 조합원들 가정으로 송달한 것이다.


이사 후보가 하루이틀  전 변경된 것이다. 주민들사이에서는 "총회 하루 전에 후보가 바뀌고, 후보자 등록이 엿장수 마음대로식이냐. 말도 안된다"라는 소리들이 쏟아졌다.
변경된 이사 후보 3인은 은평구 종로구 부천등 타지역에 살고 있는 인물들. 최모(농수산물 유통업)씨와 정모씨(여,부동산임대 개발업)는 오류시장 인접 정비구역내 도로를 소유한 인물들이다. 구 모씨(여)도 수정자료에 경력 한줄 없는 '백지 경력 이력서'를 내놓았다.


오류시장 옆 대서프라자 3층 사무실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지난 10일 창립총회에서 시장조합원 참석자(7명)들은 조합임원선출과 관련한 이같은 절차상의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지적하고 정상적으로 총회를 다시 개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투표에서  서면결의서를 통한 23명의 찬성 속에 모든  안건은 일괄적으로 원안 가결됐다.

 

이날 총회는 정비사업추진과정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조합원과 추진위 인물들까지 등장해 만나는 자리라 처음부터 상당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민들측에서 조합원 명부공개나 후보등록절차와 방식등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이나 의견제시에 기선제압식의 고압적인 추진위 진행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속에 설전이 잠시 오가기도 했다.


오류시장 토지등소유자로 참석했던 김영동 대표는 "참석자 자격조건이나 후보등록절차와 관련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조합원으로서 당연히 묻고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것인데,  조합원인 신산디앤아이측(오류시장 대지분 80여% 소유주) 대표가 오히려 더 난리를 치며 '당신이 조합장 해라' '내보내라'라며 말을 못하게 하고 태클을 거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총회장을 나와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조합원 자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젊은 조합원 서모(여)씨의 자격논란이 잠시 일기도 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총회를 시작하기 전 조합원인 성원떡집의 서효숙 대표가 옆에 앉아 있던 서모씨에게 "여기 어떻게 왔느냐"고 묻자 "몰라요"라는 서모씨의 답변과 "조합원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변이 이어져  조합원 확인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류시장정비사업추진과정에서의 동의자수 확보용 '지분쪼개기'문제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벌어진 이날 조합원 자격 논란은, 이 여성에 대한 주민등록증과 등기부등본에 올라있던 인물로 확인 되면서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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