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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1] "생리대 선택 자유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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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1] "생리대 선택 자유가 필요해"
  • 치치(오류1동)
  • 승인 2021.02.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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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8일은 세계여성의날입니다.  이를 기념하기위해 최근 구로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3.8여성의 날 구로준비위원회가 앞으로 4회에 걸쳐 구로타임즈에 다양한 주민들의 소리가 담긴 릴레이기고를 합니다.  릴레이기고 첫 회는 구로지역 청소년의 소리로 시작됩니다.  기고자의 이름과 사진은 청소년 기고자의 요청에 따라 별칭과 그림으로 대신함을 알려드립니다.    [ 편집자 주 ]

 

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8세 청소년이다.

구로구에서 여성 청소년들을 위해 학교 안에서 생리대를 비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을에서 얼마나 이 조례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는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제는 학교에서 생리대를 가져오지 않았을 때 눈치 보며 보건선생님께 찾아갈 일도, 애들 많은 매점에서 부끄러워하며 500원짜리 생리대를 찾지 않아도 된다.

학교에 생리대가 비치되어있으니 갑작스럽게 월경을 하더라도 생리대가 있는 친구를 찾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구로구에서 학교에 다니는 내 친구들은 이제 학교에서 생리대를 나눠 준다며 신기해했다.

학교 화장실에 비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임시적이지만 방학에 생리대가 필요한 여학생들을 위해 생리대를 상자에 담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학교에서 긴급생리대를 비치하니 생리대를 안 가져온 여학생들은 편리하게 비상용 생리대를 사용하면 됐고 몇 번이 될지는 모르지만, 생리대를 상자에 담아주니 한부모 가정이기에 생리대를 살 때 눈치를 봤었던 내 주변인에게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생리대가 들어있는 상자를 받은 내 친구는 신기해하기도 잠시, 약간의 실망스러움을 보였다. 

상자 안에는 여러개의 생리대와 면 생리대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상자 안에 있는 생리대는 친구가 원래 사용하던 생리대가 아니었고 애초에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친구도 아니었기에 상자에 있는 면 생리대는 쓸모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들어있던 생리대를 써야만 했다.

또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해 생리컵이나 탐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친구는 상자를 보며 한숨을 쉬더니 '차라리 생리대를 살 돈으로 각자가 사용하고 원하는 용품을 살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했다.

이 말은 나도 동의했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많이 못가 사실상 학교에 생리대를 비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구로구의 여학생들이 이 조례를 통해 어려움 없이 생리용품을 사용하고 여성 청소년 인권의 가치를 원한다면 학교에 생리대를 비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 원하는 생리용품을 사게 하며 학교를 많이 못 가는 이 어려운 시국에도 긴급생리대가 아닌 정기적인 생리용품으로 여성 청소년들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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