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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우리동네 이야기 19]파노라마 쇼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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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우리동네 이야기 19]파노라마 쇼핑센터
  • 박주환 기자
  • 승인 2015.01.02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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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불황조차 모르던 가리봉동 옛 쇼핑센터
▲ 지난1980년대를 풍미했던 가리봉동의 옛파노라마쇼핑센터자리. 지금은 고물상이 운영되고 있다.

현 가리봉시장 내 '전진고물상'이 운영되고 있는 곳(가리봉동 126-40)에는 과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파노라마 쇼핑센터'가 있었다. 건물은 1990년대 후반 재개발 논의와 함께 철거되면서 지금은 한 쪽 벽만 흔적으로 남아있지만 과거 이 일대에서는 복합 상가로 명성이 높았다.

쇼핑센터는 1984년 가리봉시장상가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는데 당시엔 1층짜리 건물이었고 분식집과 의류 등을 팔았다.

이후 구로공단 배후지로 유동인구와 상주인구가 늘어나자 1985년 지하1층, 지상3층, 층당 500여 평으로 증축됐고 이때 파노라마 쇼핑센터라는 이름도 지어졌다.

1층에선 100개가 넘는 종합의류 점포가 장사를 할 정도로 성황이었고 증축 후 2층에선 옷, 가방, 신발 매장은 물론 다방, 음식점, 소극장이 운영됐다. 3층엔 가정집이, 지하엔 대형 슈퍼가 들어서 일찍이 주상복합의 원형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1층은 떡볶이, 라면, 만두, 김밥, 순대, 쫄면 등을 파는 분식 먹거리 촌으로 유명했다는 전언이다.

당시 (구)가리봉시장상가의 점포분양 신문광고엔 "구로공단 수십만 근로자가 이용하는 사계절 불황을 모르는 시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왜 가리봉시장이 장사가 잘 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평당 분양가를 240만 원부터 제시하고 있다.

파노라마 쇼핑센터는 센터 자체를 찾는 고객도 많았지만 주변 일대엔 채소 등 식재료 점포나 신발상가들이 유명해 주민들의 발걸음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을 가리봉동에서 보냈던 구로구청 문화체육과 소숙희 주무관은 "파노라마 쇼핑센터는 이 일대에선 규모가 큰 쇼핑몰이었다. 그 당시 그런 곳은 명동이나 을지로를 가야 찾아볼 수 있었다"며 "센터에서 파는 물건들의 가격대가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싸서 학창 시절 직접 구매할 엄두는 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쇼핑센터 건물은 가리봉동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어 여러 영화의 공간적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가리봉동의 심야만화방을 배경으로 하는 김홍준 감독의 1994년 작 '장미빛 인생'에 파노라마 쇼핑센터의 내부가 등장했고, 1997년엔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초록물고기'에서 고물상과 함께 이미 폐허가 된 파노라마 쇼핑센터의 외부가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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