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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 뭔 설명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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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 뭔 설명회요?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0.04.1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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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항동 보금자리주택 설명회장
항동주민들 반발 … 시작 18분만에 종료

 "우린 마음의 준비가 안됐단 말이오. 공람기간 중에 뭔 설명회요? 여기서 끝내시오."


 항동주민 150여명이 결집한 항동 보금자리주택 설명회가 시작 18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주민 130여명은 설명회장 입장을 거부한 채 회의장 바깥에서 보금자리주택 계획 철회의 목소리를 높였다.


▲ 항동주민 150여명이 결집한 항동 보금자리주택 설명회가 시작 18분 만에 종료됐다.

 

 지난 9일(금) 오후 3시 항동 중앙교회에서 열린 항동 보금자리주택 설명회는 사업제안자인 SH공사 주관으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SH공사 측은 주민들의 잇따른 항의로 3분 이상 발언을 잇지 못하며 20분 남짓한 설명회 내내 곤혹을 치렀다.


 한 주민은 "여기 모인 주민들은 설명회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온 것"이라며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설명회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게 우리들의 입장"이라고 일갈했다.


 다른 한 주민은 "설명회는 주민들이 다 모인 곳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지금 바깥에 많은 주민이 설명회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억지스러운 일"이라며 설명회를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현장에 나온 SH공사 관계자들은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설명회 시작 7분 만에 주민 항의에 맞닥뜨린 한 관계자는 "주민 가운데 한 분이라도 설명회를 듣는 분이 있다면 설명회를 진행해야한다"고 견해를 밝혔다가 더 큰 항의에 직면하기도 했다.


 설명회는 결국 "이 자리는 정부정책으로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 송구스런 마음도 전하고 사업성격도 설명하고 주민의견도 듣기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대부분 듣기를 거부한다면 여기서 마치겠다"는 SH공사 측의 마무리 발언으로 시작 18분 만에 끝이 났다.


 설명회장 바깥에서 동태를 예의주시하던 한 주민은 "교정시설 건립으로 천왕동에서 2년 전 쫓겨나 이제 겨우 항동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는데 이제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또다시 쫓겨나야할 판"이라며 "정부가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주민 대다수는 강경한 집단행동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지난 14일까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이 기간 항동주민 다수가 계획변경 및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6월경 지구지정을 고시할 계획이다.

 

 

 

◈ 이 기사는 2010년 4월 19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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