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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기고2] 청소년을 위한 또 하나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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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기고2] 청소년을 위한 또 하나의 '응원'
  • 장선영(개봉중학교 학부모)
  • 승인 2019.12.06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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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 월경대 보급을 지지하며 -

구로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등으로  구성된 '구로구 여성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구로구의회에서 서울시 최초로 제정 통과 된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조례>에 대한 구로구 차원의 실행계획과 예산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한 주민들의 릴레이기고문을 5회에 걸쳐 게재한다.                            - 편집자 주-

 

평소 저는 보편적 복지보다 차등적 복지를 지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보편적 월경대 보급에 그리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더초록'이라는 단체에서 회원들과 얘기를 나누는 중 한 가지 사실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바로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복지는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노력을 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드러내는 걸 두려워합니다. 특히 자기의 치부라고 생각하는 점은 더욱 심할 것입니다.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굳이 드러내고 싶은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시대를 물질 만능주의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만큼 많은 기준이 경제적인 부분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잣대는 청소년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더 잔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월경대는 청소년기 여성에게 최소한의 기본권이라고 생각됩니다. 월경은 숨길 수도 피해 갈 수도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여성들은 월경기간동안 여러 가지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 부분은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죠. 그렇지만 월경대는 우리가 함께 도와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힘든 시기에 작은 부분이라도 아직 어린 청소년들에게 짐을 덜어 준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나의 가해자들에게(씨리얼 지음/알에이치코리아)' 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겪은 따돌림에 대한 트라우마 이야기였습니다. 그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지금도 많은 부분 삶속에 영향을 주고 있고, 그 아픔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크기 차이일 뿐 우리 모두 그런 경험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과하다고 생각 될 수도 있지만 보편적 월경대가 그 어린 시절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0세부터 만6세까지 매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있고, 만65세 이상 노인분들께는 최대 20만원의 노인연금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두 제도 모두 보편적 복지의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제도가 가능하리라 생각한 분들은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잘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편적 생리대 또한 불가능 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처음에 말씀 드렸던 차등적 복지를 지지한다는 건 아직 보편적 복지를 하기에 조금은 이르단 생각에서 일 뿐, 결국엔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하며 그 안에서의 차등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시급한 일은 분명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 보편적 월경대 보급이 있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이라면 모두가 하는 월경. 지금 저 출산 시대로 이제 출산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여성의 월경은 출산문제의 첫 시발점입니다. 그 시작이 혼자 견뎌야하는 힘듦보다 응원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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