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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알기 시작 할 때 진정한 역사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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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알기 시작 할 때 진정한 역사가 보여요”
  • 송지현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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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공동주최, 제3회 우리지역알기 제2차 문화탐방
제3회 우리지역알기 문화탐방 2차 탐방이 일요일인 지난 19일 열려 참석한 교사와 지역 주민들은 산들거리는 가을바람과 함께 지역 곳곳을 누볐다.

지난12일 초등학생 대상의 1차 문화탐방에 이어 진행된 이날 행사는 우리지역의 다양한 유산을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이 알아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생활속에서 제대로 알리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가질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성인대상으로는 올해 처음 마련한 행사다.

아침 8시반, 1차 모임장소인 시립구로도서관 지하1층 시청각실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참가자는 손을 꼭 잡고 함께 나타난 박기순(68, 오류2동), 김영자(63) 부부. 군산에 살다가 구로로 이사온 지 3년 됐다고 밝힌 부부는‘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싶어서’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간편한 배낭을 메고 씩씩한 걸음으로 나용남(56, 오류2동)씨가 인사를 하며 도착했고, 우신고등학교 교사 3명이 아이들과 함께 활기차게 등장했다. 이렇게 모인 2차 문화탐방 참가자들은 모두 11명.

간단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준비된 차량에 몸을 싣고 처음 도착한 곳은 ‘우렁바위.’ 십자 모양의 4개의 바위 틈사이로 바람이 통하면서 공명현상이 일어나 울음소리가 나는 것처럼 들려 우렁바위라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원래 고척동을 지켜주는 수문장 역할을 했던 바위가 1990년 신정배수지 공사로 현재의 양천구 신정동 위치로 옮겨지면서 더 이상 울지(?) 않을 뿐더러 이제는 양천구의 문화유적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고척동으로 이동해 만난‘고인돌’유적에서는 그 안타까움이 더욱 깊어졌다.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인돌로 추정되는 고척동 고인돌은 한껏 키 자랑을 하는 잡초에 휩싸여있었고, 안내판은 보기 힘들 정도로 나무에 가려 있었다. 등산로조차 없는 산길을 헤집고 올라가서 확인한 구로의 문화유적 관리 실태에 모두들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면서도 구로구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문화유적이 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어 궁동에 있는 조선 선조의 딸 정선옹주 묘역에 도착, 궁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나오게 된 유래와 구로구의 동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져 참가자들의 구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우리나라 묘의 종류와 석상 등에 관한 설명도 곁들어졌다.

온수생태공원을 지나 서서울생활과학고의 통일교육관과 진로체험관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북한의 가정집 모형을 둘러보고 통일의 역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경서농협 오류지점 2층에 위치한 농업박물관에 들러 이기홍 경서농협조합장의 설명과 함께 다양한 농기구와 옛 생활용품들을 둘러보면서 어르신들은 잠시 추억에 젖기도.

이어 서울시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류순정, 류홍 부자묘에 들른 참가자들은 항동철길로 발길을 옮겼다. 길게 뻗은 철길 위를 걸으며 짧은 가을여행을 떠난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철길 끝 옛 오류광산자리를 돌아보며 사라진 산업현장의 역사를 확인했다.

끝으로 성공회대 민주화기념자료관에서 민주화자료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 자료를 보고난 후 고 유일한 박사의 사저였던 구드인관 앞에서 참가자들은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7시간에 걸친 탐방을 마친 참가자들은 구로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는 반응. 부부가 함께 참여한 박기순, 김영자 씨는 “특히 정선옹주묘나 류순정 부자묘에서 구로의 유서 깊은 역사를 이해하게 됐다”며 반가움을 표했다.

교사들도 이번 문화탐방이 신선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지리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유옥선(37, 우신고 교사) 교사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맞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 대해 알기 시작할 때 진정한 역사와 지리가 보이는 법”이라며 “앞으로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끝으로 구로타임즈신문사와 열린사회구로시민회, 아하체험, 구로생협이 공동 주최한 제3회 우리 지역 알기 문화탐방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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