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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구청장님! 주민 불안부터 해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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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구청장님! 주민 불안부터 해소해주세요
  • 전호정(오류2동, 수목원아파트 주민)
  • 승인 2016.12.05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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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호정(오류2동, 수목원아파트)

10여년 전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 오류동쪽을 지나다가 주변이 논과 밭, 그리고 저수지와 산으로 둘러 쌓여져 있던, 서울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자연 환경을 보고 한눈에 반해 이곳으로 이사를 했다. 지금처럼 수목원이 있지도 않았지만,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아주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을 했다.

여름이면 푸르른 논과 밭이 한눈에 펼쳐져 있고 아이들과 논둑길을 걷는 것은 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사를 온 후 우리 가족은 이런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었으며 겨울이면 저수지에서 아이들과 썰매를 타고 눈밭을 뛰어 다니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곳이었다,

몇 년 후 서울시에서 수목원을 조성하다고 했을 때 자연 환경이 훼손 되는 것도 아쉬웠고 서울 한곳에 이런 자연환경을 유지해 놓으면 구로구에 훨씬 좋은 관광자원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간절했지만 시에서 하는 일이고 서울시 유일의 수목원을 조성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었다.

그런데 지금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도 모르게 구로구에서 수목원 바로 옆에 1일 340톤을 처리하는 쓰레기 처리시설을 건립중이다. 340톤이면 어느 정도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어떻게 수목원 옆에? 라는 의문점이 생겼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구로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적환 과정에서 국물 한 방울도 흘림이 없다고 홍보를 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가정에서 싱크대 배수구에 있는 소량의 음식물을 쓰레기통에 옮길 때도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인데 하루 120톤의 음식물을 옮겨 싣는데 어떻게 국물 한 방울도 흘림이 없을 수 있지?

그리고 생활폐기물 160톤 압축 적환은 또 어떤가. 생활 폐기물 봉투 안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각종 쓰레기들이 들어 있다. 이 쓰레기를 압축 적환 시 생기는 문제점은 음식물 쓰레기 못지않을 것이다.

그 날 그 날 새벽시간대 3~4시간 내에 바로 옮겨 실어 나가기 때문에 출근시간 이전인 7시까지 모두 반출해 적치된 쓰레기는 없으며 차량통행으로 인한 불편도 없이 환경을 개선한다고 한다.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9시에 출근, 6시에 퇴근이니 아침 7시면 새벽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지하철과 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는 새벽 시간대에 한번 나가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활동을 하는지 알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이 시간에 일터를 향하는 사람들과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활동권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우리 막내딸도 새벽 6시 30분이면 출근을 한다.

쓰레기 차량 수백 대가 오고 갈 때 발생하는 소음, 분진, 차량에서 내뿜는 각종 매연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쓰레기장에서 배출되는 배출공기도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포집하여 최첨단 3단계 약품처리를 하여 공기를 정화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악취 제거 후 외부로 배출하기에 해가 없다고 한다. 어떻게? 아무리 정화를 해도 100%라는 수치는 있을 수 없다.

악취도 문제지만 3단계 약품처리로 인한 다른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는 방식이라고 한다. 검증 된 데이터도 없다. 그래서 믿을 수 없다. 당장 발생하지 않더라도 10년, 20년 후에 어떤 일이 발생 할 지 아무도 장담 할 수 없다.

폐수 또한 음식물을 포함한 생활쓰레기가 바닥에 흘림 없이 처리됨에 따라 인근 지역 및 수목원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생활폐수와 차량세차수 만 발생한다고 한다. 쓰레기차량 수백 대를 세차한 세차수가 생활 폐수와 비교 할 수 있을까?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통만 씻어도 악취와 폐수가 장난이 아니다.

구로구 4군데에 분산되어 있던 쓰레기 처리시설을 한곳에 그것도 수목원 옆에 몽땅 모아서 처리를 한다고 한다. 뭐든 과하면 문제가 생긴다. 분산되어 있어도 다수의 문제와 민원이 발생하는데 한곳에 모아 처리 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 가정의 수장인 아버지가 소소한 집안일을 진행 할 때도 가족들의 의견을 묻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생각하고 의논하고 해서 일을 처리 한다. 하물며 구로구의 수장인 구청장은 한 두 명도 아니고 2만 여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반대 서명을 하고, 수백 건의 민원을 넣고, 구의회, 각종 환경 단체들이 수목원 옆에 쓰레기 처리시설은 고려해 봐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하는 데도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또 다른 의구심이 들게 한다.

수목원은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휴식과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연인들끼리 또는 가족단위로 수만 명이 방문 한다

또한 수목원과 경계로 있는 항동 철길은 서울의 아름다운길 50선, 제주도 올레길도 부럽지 않은 길, 등 각종 방송과 언론 매체에서 찬사를 하며, 최근 서울의 아름다운 길로 단연 부각이 되고 있는 곳이다.

과연 쓰레기 처리시설이 완공 된 후에도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모르고 왔다가도 쓰레기 처리시설이 있는 것을 보고 다음에 또 찾아 올까? 소탐대실이라고 구로구의 유일한 명소이자 자랑거리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구청의 역할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구민들을 위한 사업인데 어떻게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현재의 계획으로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 할 수 없다.
100년, 200년을 위한 사업인데 1~2년 사업이 늦어진다고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구로구청은 부디 지금 하고 있는 공사를 멈추고 주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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