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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_ 주민측]항동수목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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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_ 주민측]항동수목원의 눈물
  • 안형창(항동, 그린빌라 환경이사)
  • 승인 2016.07.26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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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처리시설 건립 이렇게 생각한다
항동 푸른수목원 옆 1만3073㎡부지에 지하 2층 규모로 폐기물처리시설인 '구로자원순환센터'가 건립중이다. 구로구청이 지난 3월말 계약체결 후 착공에 들어간 시설이다. 그러나 정작 인근 주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5월말 경 공사현장 직원들을 통해서였다. 이에따라 주민 건강과 수목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주민설명회나 환경영향평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행정의 무심함'에 대한 주민 반발과 분노도 적지 않다.

2개월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구로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싼 구청과 인근 주민간의 고민과 의견차가 무엇인지, 구로타임즈가 창간 16주년특집호를 준비하면서 양측 입장을 담은 특별기고의 장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항동 서울시립 푸른수목원과 연결하여 이제 막 건설에 들어간 구로구 쓰레기처리 및 적환시설(자원순환센터) 부지는 애초부터 선정 자체가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이곳은 구로구에 총9개만 존재하는 멸종위기 보호종 동, 식물 서식지대 중 7개 서식지가 집결 되어있는 구로구의 보석이며, 서울시는 그 뛰어난 천혜의 자연조건을 인정하여 10년에 거쳐 현재의 서울시립 수목원을 완성했습니다.
 
 멸종위기 보호종 동식물 서식지
이 지역은 너구리, 담비(멸종위기 2급)등을 포함해 수많은 희귀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며,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1급수 샘물로 이루어진 항동 저수지는 살아있는 물의 높은 수위와 함께 그 자연적 품위 또한 잃지 않고 오랜 세월을 지켜온 동식물들의 생명원입니다.

보호종2급 맹꽁이부터 잉어, 붕어, 빠가사리, 가물치, 드렁허리, 동자개치어, 줄새우, 펄조개, 참게 등 수많은 어종의 보고이며 수목원의 토양을 양질의 미네랄로 유지시키는 지역의 심장이기도 합니다. 동식물의 가장 안정적인 생활환경인 습지를 중심으로 분지 형태를 띤 수목원과 주변은 2004년 구로구청이 44만평 크기의 대규모 생태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정도의 가치를 두었던 곳으로 서울시와 구로구 모두가 이러한 가치를 이미 인정해온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천혜의 자연보고 한 가운데 위치한 수목원 옆면을 절개하여, 토질 및 수질관리가 중요한 수목원과 저수지에 쓰레기 집결 처리장을 붙여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약6500평의 거대한 시설을 지하에 만들기 위해 독성물질이 수십 년간 배출되는 콘크리트를 붓고, 각종 사고와 환경 영향에 대한 위험을 몰아넣겠다는 것입니다.

수목원과 붙어있는 대규모 쓰레기 처리시설! 전 세계 어디서도 못 들어본 해외토픽감이라 생각됩니다. "세계 경제11위 국가의 수도 수목원 옆 지하가 대규모 쓰레기 처리장!". 혐오시설위에 공원을 만들어 넣는 경우는 있어도 기존공원 내 혐오시설을 만들어 넣는 경우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곳은 공원보다도 자원적 가치가 훨씬 더 높고 보호의 의무까지 있는 수목원입니다. 수목원 접면의 쓰레기 처리 및 적환시설 계획은 상식과 도덕의 기준을 넘어 국가자원의 잠재가치를 위협하는 무지하고 위험한 발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생태계 복원 비용은 단순한 공사 및 보상비용을 떠나 지속적 관리비용 및 시간비용이 듭니다. 동물 보존을 위해 동물원 건설, 유지비용에만 수백억 원이 드는 점만 감안해도 이런 국가 주요생태자원의 보존은 단순 계산만으로도 그 가치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렇기에 선진국 대부분이 개발 및 거주지를 사유로 자연 훼손 및 위해 시설의 허가를 불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심지어 뉴욕시의 경우 하수처리장 설립을 위하여 1914년부터 1962년까지 7개의 예정 부지중 하나를 고르는 작업에만 48년이 걸렸으며 이후 9년간 연구수준의 세부계획 및 디자인설계를 진행하여 71년 기초공사를 시작, 15년 뒤인 1986년 첫 단계 공사를 끝내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5년 뒤인 1991년 총 77년 만에 완공을 하게 됩니다.
 
 밀폐된 지하, 폭발 위험은
반면, 구로구청은 현재 이 시설에 대하여, 구로구 전체의 쓰레기(하루 총 345톤, 구청 자료)를 집결 및 옮겨 담는 곳(적환장)이라는 주장과 함께 건설강행 입장입니다. 하지만 사실을 보면, 재활용품 파봉 및 선별 후 압착, 스티로폼 파쇄 및 감용, 음식물 쓰레기 적환(악취 포함, 대기 공해 유발), 침출수 및 폐수 처리와 입자상 물질 및 유독가스 처리시설 등등 엄청난 공해를 유발하는 처리 겸 적환시설인 것입니다. 

그래서 지하화 하는 시설이기에 RTO(소각로)또한 밀폐된 지하로 들어가는데, 이 시설은 폭발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는 시설로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시 그 위 공원의 시민들과 지하시설 작업자들의 안전은 보장 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설사 시설을 지하화 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위험 시설은 지상에 배치하는 것이 맞습니다.

6500평에 달하는 실내 시설의 악취와 유해 가스 처리를 위한 흡기 및 배기시설은 굴뚝도 없이 공원과 수목원으로 바로 배출됩니다. 구청은 이 배출구들이 존재하는 지상을 공원이라 부릅니다. 넓이 약18m 1개, 9m 2개(추후 추가 가능성 있음) 사람키 높이의 배출구 시설, 계단 건물 3동, 25t트럭 입 출입 거대 진입로 등은 구가 공원이라 주장하는 곳의 비율을 무려 15%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이 거대 처리시설의 유일한 배출구들 사이에서 휴식과 여가가 불가능 하다는 점입니다.
 
 18도 경사로 위치, 배출가스 공해는
또 하나의 입지 조건에 안 맞는 중요한 사실은, 이 시설이 경사로를 타고 올라 언덕 중간에 위치하는 점입니다. 시설의 위치는 단 하나의 길인 서해안 도로이고 시설의 입구로부터 양방향으로 모두 약 18도에 이르는 경사각을 가진 긴 언덕입니다. 이점이 중요한 이유는 매일 구로구 전체의 청소 및 재활용 수거 차량들이 이 도로로 집결하여 언덕을 올라야만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 언덕길의 양쪽 끝은 사거리가 있어 이 많은 차량들은 양쪽으로부터 저속으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돋보기나 집중 방사선 치료의 원리는 약한 에너지가 한 지점으로 모이면 강력한 에너지로 변한다는 사실인데, 이와 같은 이치로 수백 대의 차량이 경사가 있는 한 지점의 언덕으로 모이게 되면 그 배기가스의 합량과 소음 및 기타 배출 공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를 발암물질로 규정했습니다. 디젤 차량은 기본적으로 휘발유 차량 15배의 배출입자(SOA)를 뿜어냅니다(UC Berkeley,2012.10). 여기에 배기가스의 배출량 및 입자상 물질의 증가량은 트럭의 화물량에 따라서 또다시 올라가고, 차량 노후도, 개조여부(출력증강), 급출발, 운행 시 에어컨 가동(최대 10배 이상), 흡기 및 대기 온도(최대 5배) 그리고 언덕길 주행 등의 조건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최고 10배 이상까지 증가됩니다. 한마디로 조건에 따라 휘발유 차량의 20배 이상의 입자상물질 및 SOA를 배출 해 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계산으로 따지자면 하루 수백 대가 수목원 앞으로 집결하여 언덕을 오르며 뿜어낼 발암성분을 포함한 배출가스는 수천대의 양에 해당 되게 되며 이를 휘발유 차량 대비 인체 위해성으로 다시 따진다면 실제로는 수만 대의 휘발유 차량과 맞먹는 수가 됩니다.

구로구가 주장하는 이 구간을 다니는 전체 차량 중 청소차량의 비율은 0.1%도 안되는 것이 아닌 일반 차량 비율로 환산한다면 10%가 훨씬 넘게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언덕이 있기에 발생되는 공해 가중범위는 소음 및 브레이크 등에서도 더욱 늘어납니다. 차량이 언덕을 오를 때 증가되는 소음공해는 5도 경사에서 0.95db 이 증가한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구로구 끝자락에 위치하여 거의 모든 쓰레기 차량들이 오르게 될 이 단 하나의 긴 언덕길에 맞닿아 있는 주민들과, 수목원을 중심으로 한 자연 생태계의 평안한 밤은 더 이상 보전되지 못할 것입니다.
 
 분지내 와류현상, 주민과 수목원 건강은
수목원이 분지에 위치합니다. 저수지 때문에 공기는 습하고, 오존량과 음이온 발생량이 타 지역보다 높습니다. 얼핏 보면 살균효과와 공기 내 미세 입자들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으니 좋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분지입니다. 가뜩이나 공기가 정체 되는 이곳에 18층 아파트들이 공기유입 방향쪽으로 늘어서고 나면 고층건물 사이를 통과한 바람은 베르누이효과에 의해 속도가 빨라져 병풍같이 늘어선 아파트들을 넘자마자 기압 차로 인해 와류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산과 아파트 사이에 둘러싸인 분지 위 수목원 일대의 일부 공기는 이곳을 못 빠져나가고 계속 맴돌며 공해 물질들을 수목원과 저수지에 가득 축적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의 신체에도.

공사로 인한 샘물줄기 차단으로 벌써부터 수목원 저수지의 수위가 줄어들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된다고 합니다.  수목원과 주민들의 운명이 이제는 구로구청의 상식적이고 현명한 대처 그리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성숙한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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