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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문화 4]문화시설 증가 주민엔‘하늘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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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문화 4]문화시설 증가 주민엔‘하늘의 별’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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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보도 구로구 문화네트워크의 허브를 구축하자 <4>
문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구로에서도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관객으로만 머물던 사람들은 직접 악기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나아가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서기 위한 자기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전문적인 문화예술단체나 동아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공연을, 전시를, 무대를 기획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 지역 문화행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런 구로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문화행사나 풀뿌리 문화예술단체가 주최하는 공연, 매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벌이는 발표회가 이젠 낯설지 않은 ‘문화’구로의 풍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구청에서 실시한 2007 일류구로 만족도 조사결과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과에 따르면 미래 구로에서 강조되어야할 부문으로 문화예술 분야 비율이 12.3%에서 13.4%로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구로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 요구를 지원해줄 구로 문화역량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까지 ‘문화의 불모지 구로’라 불리기엔 구로의 자원과 역량이 넘치지는 않는가.

기획 연재 보도 그 네 번째인 이번 호에서는 구로 지역 기반의 주요 문화시설을 통해 구로 문화역량의 현재를 살펴보도록 하자.


[글싣는 순서]
1. 구로구 문화지도 그리기
2. 풀뿌리 문화예술동아리의 잠재력과 한계
3. 문화재정의 실태와 합리적 운용방안
4. 구로구 문화역량 어디까지 왔나
5. 구로문화, 내일을 열자 1
6. 구로문화, 내일을 열자 2


문화시설 강좌 등 외형 ‘쑥쑥’
주민 생활예술 활성화 ‘제자리’


[ 편집자 주: 지난 9월 한달 동안 3회에 걸쳐 진행한 연속 문화기획 ‘구로구 문화네트워크의 허브를 구축’하자를 이번호부터 세차례에 걸쳐 보도합니다. 본지 9월3일자, 9월10일자, 9월17일자 참조 ]






■ 주민자치센터


19개 동 176개 강좌로 최대문화공간
새벽·야간프로그램 공간 제약

각 동마다 있는 주민자치센터는 주민 문화활동의 핵심 공간 가운데 하나이다. 올해 3/4분기에는 19개 동에서 모두 176여개의 프로그램(수준별 강좌 포함)이 개설, 운영되고 있으며, 각 주민자치센터마다 차이는 있으나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400~500명 정도의 주민들이 분기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강좌종류도 스포츠댄스 분야를 비롯해 여러 강좌가 개설되어 있으며, 장애아동을 위한 음악치료, 미술치료와 재활치료가 개설된 주민자치센터를 비롯하여 웃음체조와 웃음명상교실, 지역 아동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는 곳도 있어 눈에 띈다.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강료는 3만원~6만원(3개월 기준)으로 백화점 문화센터나 사설 학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장애아동 또는 지역 아동을 위한 공부방과 어르신 대상 프로그램의 경우 무료로 운영되기도 한다.

이렇듯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은 많은 프로그램과 저렴한 수강료로 관심 있는 지역주민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편이다. 몇몇 프로그램의 경우는 개설되자마자 일찌감치 마감이 될 정도다.

그러나 평소 주민자치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강좌를 들을 수 있어 좋지만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구로3동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주민자치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장동육 팀장은 “시공간의 제약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밝히고 있다. 주민자치센터가 필요한 만큼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주민센터의 2층 공간을 이용하고 있어 1~2개의 다용도실, 강의실만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주민과 직장인이 참여할 수 있는 새벽이나 야간시간대 프로그램 운영도 어렵다는 것. 1~2개의 공간으로는 동시간대에 프로그램 1개 이상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개봉본동주민센터의 주민자치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이주연씨는 “우리동의 주민자치센터는 넓고 바닥자재가 부드러워 생활체육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짤 수밖에 없다”며 시설 공간상의 특성에 따른 프로그램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나마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좀 더 나은 시설로 거듭난 주민자치센터는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일부 주민자치센터는 좁고 딱딱하고 한정된 공간 속에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문화강좌 공간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담당자들은 학교 시설이나 지역 종교시설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공간 문제뿐만이 아니라 야간 개방 시 공공기관의 특성상 시설 관리, 문서 보안 등의 어려움을 들어 새벽/야간 프로그램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게 담당 공무원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역 공공문화시설 이용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주민은 “자원봉사자 확보나 인력 재배치를 통해 현재 운영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실천적 노력과 집행 부족”이라며 “아직도 복지부동의 마인드로 지방자치, 주민자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한다.


■ 구로문화원


주민 기반 강좌 많아
문화원 고유역할 시급


지난 2005년 3월에 처음 문을 연 구로문화원은 연 이용인원 1,500명이 넘게 이용하고 있다. 평균 분기별로 300~400명 정도가 구로문화원 문화예술강좌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4/4분기에는 800명 가량이 76개 강좌에 등록했다.

구로문화원에서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김수연 씨는 “프로그램은 주로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개설하고 있다”며 “5명 이상이 모이고, 공간과 강사 여건만 되면 강좌를 만들어 주고있다”고 . 이번 여름에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학부모와 초등학생들을 위해 계획에 없던 6주짜리 방학강좌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한다.

문화예술강좌 외에도 구로문화원은 방학을 이용해 초등학생 영어캠프를 하고 있으며, 문화원설립전에는 구청에서 지원하며 주최하던 사생대회, 휘호대회, 사진전, 시화전 등을 맡아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강좌 외에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활동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구로문화원은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고 수준 높은 문화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구로문화의 산실로 거듭난다는 취지 아래 문화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 아이들과 함께 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주민은 “취지는 좋으나 아직까지는 구로의 문화유적이나 역사 찾기가 아닌 전국 문화탐방에 나서고 있어 아쉽다”고 말한다.

▯ 구로문화의 역량과 역할을 얘기할 때 지역내 관련 기관이나 시설가운데 가장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이 사실 구로문화원이다. 그러나 구로문화원은 개원 3년이 다 되가면서 외형적으로 많은 강좌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센터 등에서 하고 있는 유사한 내용들로 또 하나의 ‘백화점 문화센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원 본연의 활동방향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아직 보이지 않아 지역문화와 문화원역할과 발전에 관심 있는 많은 주민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역 고유의 향토문화를 발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자료축적, 지역알기 탐방 등 다른 지역문화원들이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물론, 구로지역에 맞는 보다 지역밀착형의 독창적인 기획이 나와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강좌의 다양성과 이용 주민의 광범위함에 비해 시설부분에서도 아쉬운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주간 강좌와 영유아 대상의 강좌가 많아 유모차를 끌고 오는 어머니들이 많은데,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 여기다 구로문화원 복도 공간이 좁아 문화원 건물 1층 로비에 유모차를 두고 아이를 안은 채 계단을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로문화원의 김수연 씨도 “얼마 전 장애인들이 공공 문화시설에 관한 설문조사를 위해 구로문화원을 방문했을 때에는 답변을 제대로 해줄 수 없었다”며 중증 장애인들의 경우 접근조차 불가능해 사회적 약자들의 문화적 권리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또한 구로문화원은 유아 및 아동 강좌의 경우는 나무 바닥 강의실을 사용하면서 안전에 대해 늘 신경을 쓰고 있지만, 성인 강좌를 듣는 주부들을 위한 탁아시설이 없다는 것도 공공 문화시설의 문제로 이용자들사이에서 지적되고 있다. 2007년도 일류구로 만족도 조사에서 공공시설 부문의 장애인 배려는 43.3점으로서 20개 조사대상 가운데 최하점을 받았다.


■ 구로문화예술회관


600여석 규모 대공연장 3월개관
주민동아리 연습 공간 등 부재

구의회의사당과 함께 통합청사로 건립된 구로문화예술회관은 600여석 규모의 대공연장으로 처음엔 다목적공연장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구로문화예술회관의 관리 운영을 맡게 된 구로문화재단 이사진들이 전문공연장으로 설계 변경을 요구하면서 현재 음향, 방송 설비 보완과 전문공연장 품격에 맞는 1층 로비 인테리어, 전력증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 10월로 예정됐던 개관시기는 내년 3,4월로 연기된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대공연장의 역할에 대한 설계상 오류와 구 공무원들의 비전문적 사업 집행이 지역 안에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열악한 장비의 개선은 추가예산을 통해 보완한다손 치더라도 공간 부족은 꽤 장기적인 계획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로문화예술회관은 앞서 오픈한 구의사당과 동거를 하고 있는데, 6층짜리 건물의 3~6층이 구의사당으로 이용되고 있고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은 구로문화재단의 사무공간과 600석짜리 대공연장이 전부이다.

이에 대해 구청의 한 관계자는 “의사당과 문화예술회관을 같은 건물에 두어 설계한 것은 큰 실수”라며 좀 더 꼼꼼한 방향 설계와 공간 활용 계획 수립에 미숙했다는 평가를 인정 했다.

이외에도 해결해야할 과제들은 많다. 구로문화재단의 김흥수 상임이사는 “구로문화예술회관이 구로동 쪽에 치우쳐 있어 고척동, 개봉동, 온수동 주민들을 포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계획이 무엇일지가 현재의 핵심적인 고민”이라며 구로문화예술회관이 구로주민들의 문화예술활동 핵심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회관을 짓는다고 할 때 우리 모임 연습할 곳이 생기겠다며 좋아했었죠.”(주민자치센터 문화동아리 참여주민) “나도 공연할 무대가 생기는 건가?”(문화예술단체 회원)“청소년들 우선이었으면 좋겠어요. 대관료도 저렴해야죠.”(중학교 교사)

소박하나마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고, 거점이 될 줄 알았던 250억 원짜리 구로문화예술회관을 둘러싼 설계와 계획에 대한 비난과 기대의 목소리는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화재단 사업관리팀 김석홍 팀장은 지역의 풀뿌리 동아리들이 입 모아 주장하는 구로문화예술회관 안의 동아리방이나 연습실 등은 현재 공간구조로는 꿈꿀 수 없지만,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참여를 통해 문화예술회관의 변화를 가져오는 미래 계획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라며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해결하자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문화 활동가는“애초 설계할 때부터 지역 아마추어 문화예술단체나 주민 문화활동에 대한 정책마인드 없이 일 벌려놓고선, 문제 삼으니까 뒷감당은 결국 주민 몫으로 넘기는 거냐”며 답답함과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 문화예술단체와 풀뿌리 문화예술 동아리


단체마다 차별화된 사업과 기획 필요
형식적, 배타적‘묻지마 지원’지양돼야

이외에도 구로에는 다양한 강좌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 풀뿌리 문화예술 단체와 동아리들이 있다.

<문火공간>은 자유로운 문화공동체를 지향하는 지역문화단체로, 락밴드 헐랭이, 풍물패 덜랭이, 노래패와 연극 동아리를 갖고 있다. 또 드럼과 기타, 풍물 강습을 진행하며 다양한 문화공연 기획을 하고 있다.

또 사진이나 미술, 문인, 서예 등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구로사진협회, 구로미술협회, 구로서예협회 등의 단체들도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반올림(노래), 종이접기, 어깨동무(어린이풍물) 동아리를 비롯하여, 비즈공예․영상편집․풍물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주부대상 문화교육학교인 ‘아줌마 날자’를 운영하고 있는 <구로여성회>, 어울음(수화), 하나둘셋(사진), 한얼(풍물) 등의 많은 동아리와 강습을 진행하고 있는 <구로청년회>도 구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자생적 문화역량을 갖춘 단체들이다.

<열린사회 구로시민회>에서는 놀면서 배우는 마을학교 청개구리와 마을도서관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구로시민센터>는 징소리(풍물), 어울림(기타), 화요일(미술반) 등의 다양한 주민 동아리를 운영하며 지역주민에 밀착한 문화 현장을 지키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고 책읽기 사업과 도서관 네트워크화 사업을 펼치는 <구로 동화읽는 어른모임>도 매년 책으로 여는 세상 축제를 통해 지역문화 흐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지역내 이처럼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은 매년 지역 문화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5월에는 가로공원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10월에는 고척근린공원에서 전래놀이 12마당을 벌인다. 구로청년회에서는 단오 때 지신밟기를 하고 수화패 공연을 하며, 구로시민센터는 구로문화제를, 문火공간은 구로문화회오리를 개최한다. 이외에도 놀이터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고, 주민참여 마을콘서트도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들이 단체들마다 차별성을 보이지 않고, 매년 새로운 기획이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 사회단체보조금이나 구청 지원을 받는 단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활동을 회원들의 자비로 치루고 있기 때문에 홍보나 규모면에서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역내 문화행사와 관련해 매년 지적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사회단체보조금을 둘러싼 잡음. 지역내 많은 문화예술단체들은 구청이 사회단체보조금 지원 기준과 원칙에 대한 문화예술단체들의 문제제기에 정확하고 실천적인 답변을 주기보다는 ‘묻지마 지원’과 ‘탁상 지원’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새로운 단체 등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거나, 구청에 우호적인 단체 중심으로 보조금 지원이 된다는 소문(?)은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구로도 여기서 그다지 예외는 아니라는 평이다.

심지어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주최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한 회원은 “‘행사 때 현장에 나오시라’고 매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무원은 현장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며 담당공무원의 관심이 형식적인 지원과 구청 주최 또는 구청장 참석하는 (문화)행사에만 있는 것은 아니냐며‘내용’에 더 많은 관심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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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시설

적지만은 않은 무대시설들
주민에겐 ‘그림의 떡’

지역에 공연무대는 많지 않지만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공간들이 주민들의 생활예술공연 무대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구로지역에는 야외 공연장이 현재 세 군데가 있다. 고척근린공원 야외무대와 오류동역 광장 무대, 구로본동 화원어린이공원이 그것. 이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것, 특히 가장 규모가 큰 고척근린공원 야외무대에서 공연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은 지역내에서 문화공연을 해보려던 사람들사이에서는 다 알만한 일이다.

대공연 무대를 지어놓고도 공연을 희망하는 일반인들이나 단체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것은 고척도서관에 소음 민원이 된다는게 구청측이 내놓는 주요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청 문화행사는 그 무대에서 열려 지역 시민사회단체나 문화예술단체, 동아리들사이에서는 불공정한 문화행정 집행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어 향후 풀어야 할 과제의 하나다.

실내 공연장으로는 대표적으로 구로구민회관(구로5동)과 구로청소년수련관 소극장(구로2동)이 있다. 이런 실내 무대를 이용할 경우 1일 20~30만 원 가량의 대여비용을 내야 한다. 청소년수련관 소극장의 경우 평일 25만원, 주말 30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데 3시간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리허설 등을 하게 될 경우 주말엔 40만원에 육박하는 이용료를 내는 꼴이다. 자비를 털어 공연을 준비하는 지역 동아리나 풀뿌리 문화예술단체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이용시간도 평일엔 오후6시 이전에 마쳐야 하기 때문에 공연자는 물론 관객이 필요로 하는 실제 이용시간과 거리가 멀다.

수련관 내의 청소년 문화의 집 이용시간도 평일에는 아침 10시 30분~ 저녁 6시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에 다니는 시간에 문화의 집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소규모 공원을 이용한 간이 문화시설이나 기존의 문화시설 활용도 특정 단체만이 아닌 이용을 희망하는 주민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며, 이용자의 조건에 맞는 시설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요 문화시설 현황을 통해 살펴본 구로 문화역량은 아직도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문화 권리에 대해 배려 없는 공공문화시설, 시공간 의 한계로 프로그램 다양성 제한을 받고 있는 주민자치센터, 백화점식 문화강좌 중심의 문화예술 프로그램들, 장기적 계획과 전망 없이 추진되는 문화시설 개발, 주민의 자유로운 표현활동지원이 결여된 문화정책, 내용에 관심 없는 형식적·배타적 ‘묻지마 지원,’불공평하고 제약 많은 무대 이용, 그리고 풀뿌리 문화예술단체와 동아리들의 차별화된 기획과 사업의 부재, 아마추어적 집행력 등이 그것들이다.

각종 문화기반시설과 다채로운 강좌로 외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역의 문화적 역량, 이제는 내실을 갖추는 방향으로의 코페르쿠스전 고민과 지역밀착형의 프로그램개발및 시스템마련으로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때이다.


기획취재팀 : 김경숙 ․ 송지현 ․ 오은주․ 신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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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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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의 문화예술 공간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구로주민의 새로운 문화예술 현장이 될 공간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12월 1일 개점 예정인 신도림역 테크노마트는 10개관을 갖춘 CGV영화관을 비롯하여, 2,000명의 스탠딩 객석이 마련된 대공연장, 400석의 소공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도림역 디큐브시티 모델하우스 앞에 마련된 3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은 음향, 조명시설까지 갖추고 지역의 재능 있고 다양한 단체나 동아리들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다큐브시티 시공사인 대성산업은 이 시설을 다큐브시티 준공직전까지 무료로 대여를 할 예정이며 준공 후에도 3,000평의 야외광장에 무대를 만들어 지역주민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는 2010년 3월에는 고척동에 문화체육 콤플렉스가 들어설 계획이다. 야구장을 비롯해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 35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400석 규모의 영화관이 조성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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