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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6]천왕동 특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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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56]천왕동 특산물
  • 김윤영기자
  • 승인 2007.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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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 함경도 함흥까지 소문
▲ 전국에서 알아주던 소사복숭아. 그중에서도 천왕동 일대에서 재배되는 복숭아가 최상품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천왕동은 복숭아의 손꼽히는 명산지였다. 천왕동이 소사읍(素砂邑) 관할이었을 때 소사 복숭아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과일이었고 그 중에서도 이곳 천왕동 일대에서 재배되는 복숭아를 우선으로 쳤다. 포도 역시 신맛이 없고 알맹이가 작지만 촘촘하게 매달린 이곳의 작물을 으뜸으로 쳤기에 유명했다. 특히 참외의 경우 함경도 함흥에까지 공급되어 「소사천왕참외」라면 웃돈을 주고까지 거래되었다고 한다.

천왕동 특산물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복숭아 = 이 지역에 복숭아밭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1903년 인천역장을 지낸 일본인이 처음으로 이곳에서 복숭아 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1920년대 중반에는 전체 복숭아밭이 40만평을 웃돌 정도였다. 또 천왕동의 복숭아가 이름을 날리는데 경인철도가 큰 몫을 했다. 열차가 설 때면 상인들이 탐스런 복숭아 한바구니씩을 들고 다니며 정차해 있는 손님들을 유혹했고 그 맛과 향에 반해 입소문을 타 전국에 이름을 떨치게 됐다.

그리고 그 명성이 절정기에 달하던 70년대에는 천왕동과 소사 일대에 재배면적이 53만여평, 연간 생산량이 2000t에 달했다고 한다. 여기다 ‘소사명산’(素砂名産)이란 이름으로 해마다 1000t 이상이 생산돼 서울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을 비롯한 인천, 평양, 신의주 등으로 팔려 나가기도 했다.

❚참외 =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천왕동, 오류동, 항동, 궁동 일대가 오류골이라고 불렸다. 그리고 이곳의 명물이 참외였다. 오류골 참외는 껍질 빛깔이 진할수록 더욱 단맛이 있어 조선시대에는 궁중의 진상품이었다. 때문에 소사 복숭아, 시흥의 수박, 성환의 배와 함께 오류골 참외는 서울 장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일로 손꼽혔다고 한다.
멀리 인천에도 이 참외의 명성은 이어졌다.

10여년 전까지 만해도 과일가게가 즐비했던 인천의 ‘채미전 거리’(중구 용동 9번지 앞길 200m 구간). 채미는 참외의 사투리로 여름이면 부천 소사와 서울 오류동, 천왕동에서 생산된 참외가 이곳에 모이면서 온통 노란색 물결을 이뤘다고 한다.

때문에 당시 매일 새벽 청과물 경매가 벌어질 때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생산자와 우마차 주인, 지게꾼 등 400∼500여명이 채미전 거리를 가득 메웠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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