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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9]항동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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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9]항동 토마토
  • 김윤영 기자
  • 승인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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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으로 명성

부천에 인접한 구로구의 끝 항동. 푸른 논과 산들이 자리잡고 있는 항동은 일찍부터 농사가 발달해, 주민들은 농업과 밀접한 인연을 맺고 살아 왔다.

1917년 4월 경기도 부천군 계남면에 농촌진흥사업을 위한 종묘장이 세워져 항동 일대에 농촌진흥사업이 전개됐다. 이전부터 참외, 수박, 복숭아, 포도 등 특산물이 많았던 항동은 농사시험장이 생기면서 그 덕을 톡톡히 봤다. 그 중에서도 ‘감처럼 생겼다’하여 일년감(一年柑)이라고도 불리는 토마토가 그것. 항동의 특산물 중에서도 손꼽히는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궁중에까지 진상됐던 품목이기도 하다.

붉고 알이 가득 찬데다 맛까지 달고 크기도 일반 토마토의 배에 달해 항동 지역에서는 누구나 재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먼 곳에서 이른 새벽부터 찾아와 줄을 서가면 항동 토마토를 사갔다고.

요즘에도 성공회대를 지나 항동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도로변 옆에 토마토 농가가 보인다. 현재 재배농가는 열가구이지만, 옛날 임금님께 진상하던 그 명성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토마토 수확철로 들어가는 5월말부터 6월 말까지는 하루에 한 농가당 30~50관(1관에 4kg)이 팔려나간다. 항동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박 신자(41)씨에 따르면 “한 농가당 약 500평 정도의 소규모로 재배하고 있는데 그날그날 따서 소비되고 있다”며 “수확 철이면 멋 곳에서도 많이 와서 사간다”고 말한다.

항동 토마토의 명성은 완숙토마토라는데 있다. 다른 곳에서 재배되는 토마토는 시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오랜 유통시간을 고려해 익지도 않은 파란상태에서 따서 판매된다. 이에 반해 항동 토마토는 서울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나무에서 완전히 익을 때 따서 영양분이 훨씬 높은 그야말로 찰 토마토다.

거리 뿐 아니라 물, 토질, 온도 삼박자가 갖춰진 곳이 항동이다. 성공회 대 앞 큰길에 비해 온도가 4~5°정도 낮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가 유지되는 곳이다. 임금님께 진상된 항동 토마토, 올 여름 항동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도움 말 : 두레농장 박신자(41, 항동)씨
❚참고서적 : 향토사수탄(김정진 편저, 1995년), 구로구지(구로구 발행,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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