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고등학교 분리수거장에서 오래된 수류탄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구로지역사회의 비상한 관심 사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비단 학교라서만이 아니라, 이같은 일은 지역내 어느 공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만의 하나 잘못되면 해당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로지역사회와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해당 기관들이 폭발·위험물질 등으로부터 주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과 기관간 긴밀한 소통및 공조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 지역주민들은 믿고 있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수류탄 관련 취재 과정에서 느낀 현장 분위기는 지역주민의 이같은 기대와 현격한 거리가 있었다.
먼저, 그동안 구로구 지역내에서 발생된 폭발위험물 관련 정보가 체계적인 데이터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 지난달 29일(금) 현재 구로구 지역 재난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구로구청 부서도 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측 관계자는 "구로경찰서나 군부대에서 갖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폭발물 발견시 수사권을 갖고 있는 구로경찰서에도 폭발위험물 발생 등과 관련한 구로지역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로경찰서 한 관계자는 "(폭발물 발생이나 발견이)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담당부서와 관할이 다르다"면서 "따로 정리하지 않고 있어 그런 통계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총포 화약은 경찰서 예방질서계에서, 수류탄 같은 경우는 군 관할, 폭발물 등이 있게 된 경위 등은 경찰서 수사과에서 각각 담당, 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
그렇다면 구로구청 차원에서 지역 재난안전관리의 일환으로 폭발위험물 관련 지역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매뉴얼 반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맡고 있는 종합 행정기관으로서, 지역데이터 분석을 통해 폭발위험물 관련 안전관리대책을 지역에 맞게 마련하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자의 고유업무와 역할을 맡은 폭발위험물 관련 기관들간의 공식적인 정보소통 및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폭발위험물 발견시 군무기와 관련된 것은 군대에서 수거 분석하고, 경위 등과 관련한 수사는 경찰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폭발물을 비롯한 각종 위험이나 사고 등으로부터 지역주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역할과 책임으로부터 경찰 만큼이나 자유로울수 없는 최일선 기관이 바로 구청임에도 겉돌고 있는 분위기였다.
폭발물 발견후 진행과정은 물론 심지어 발견 당시의 현황과 주변상황등 필요한 세부 정보조차 공식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비춰졌다. 구로구내에서 발생한 사안인데, 관련 부서 공무원들조차 언론에 보도 된 '한달 전 발견'등 기본적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해주지 못하기도 했다.
오히려 학교등 해당 기관으로의 접촉이나 정보소통도 어려워,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 수준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알고 있어도 조심스러워 말을 삼가한 것인지 모르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직급을 떠나 관련 정보에 목말라 있는 듯한 상황을 이번 취재 중 여러차례 느꼈다.
그런데, 구로구청의 본 역할은 무엇일까. 폭발위험물이 터진 후 지역사회와 주민들 피해상황을 뒷수습 해야만 하는 기관일까. 지역 구청 역시 지역경찰이나 관할 군부대만큼 구로지역사회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역 내 각종 시설물에 위험은 없는지 사전에 대비하고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는 핵심 공공기관이다.
구로주민 안전 책무가 주어진 경찰서와 군은 물론 구청 등 해당 관할 기관들의 공식적인 정보소통 협력체계는 그래서 더욱 시급해 보인다.
이와함께 관련 조사 결과를 폭발물발견 당사자(시설)와 지역사회에 제대로 알려주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나 공장 등에서 폭발위험물이 발견됐다는 뉴스는 나오는데, 조사결과를 알려주는 곳도 없고 내용도 찾아볼 수 없다. 당사자와 주민만 답답할 뿐이다. 알아야 보인다고, 알아야 주민들이 판단하고, 스스로 주의하고, 일상속 예방 감시자 역할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경찰과 군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
데이터에 근거한 혁신적 지역맞춤형 행정과 정책이 잇따르고 지역자치,지역경찰제까지 추진되는 시대. 70,80년대식 폐쇄적인 칸막이 행정에서 벗어나 지역에서부터 관련 기관과 주민간의 원활한 정보소통 및 공조시스템 구축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지혜를 키워나가는데 관심 가질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