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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65]동네활동가는 박봉에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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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65]동네활동가는 박봉에 떠나는데…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4.12.15 18:16
  • 댓글 0
  •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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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만 있으면 3년을 넘게 함께 일해 온 동료교사가 파랑새를 떠난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와서 이제 20대의 후반이 되어 떠난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아무도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다. 본인도 청심환이라도 먹지 않으면 도저히 이야기를 못할 것 같다고 차일피일 미루는 눈치다.

가는 사람도 가는 사람이지만 가고 나면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찌 다독이며 살까 싶은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아이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고 헤어지는 게 너무 싫고 힘들어서 정말 이 짓을 그만두어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새해가 오는 게 싫고 두렵다. 내년이 되면 또 남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우겨우 마음을 붙이고 이제 일 좀 해볼 만하다 싶으면 또 끝이다. 교사들이나 공무원들은 발령이 나고, 지역사회 기관들은 위탁기간이 종료되고, 시설 종사자들은 계약기간이 해지되거나 예산이 없어 재고용이 못하는 처지가 된다. 아주 신물이 난다.

흔히들 공유와 협력으로 보다 큰 가치와 효율을 창출한다고 믿는 네트워크에 큰 손실이 나는 순간이다. 사실 네트워크는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물론 조직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서로 얼마나 인간적으로 친밀한가 하는 비공식적 요소의 힘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김치도 익어야 제 맛이 나듯이 사람 관계도 그렇다는 말이다. 낯을 가리는 사람들은 서로 편하게 느끼는데 한참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데 무슨 매뉴얼처럼 예산에 맞추어 1년 단위로 사람이 바뀌고 거기에 맞추고 살아야 하는 지경이 되니 따라갈 도리가 없다,

1년마다 바뀌는 건 아니잖아 하는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럼 한 3년은 어떤가?

마침 앞서 말한 동료처럼 말이다. 3년을 일할 수 있는 직장이면 그래도 앞의 비정규직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3년을 죽어라 일했는데 급여가 현실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별로 없다. 같이 더 일하자고는 하는데 스스로 점점 더 나이는 먹어가고, 결혼이나 미래를 생각하면 여기 계속 있어도 될까 하는 회의감이 드니 확신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갈등도 극복하고 업무도 익숙해져서 제대로 일을 해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직장 생활 3년은 또 계륵같은 맛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연말이 모두 흉흉스럽다. 연말이 지나야 비로소 산 자와 죽은 자, 남은 자와 떠난 자를 가려낼 수 있게 된다. 비정규직이 일반화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래도 비정규직 문제에 심각하게 매달리기 보다는 신년이 되면 새로 지역에 일하러 왔다는 사람들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익히는 일에 더 애를 쓰고 살게 된다. 내년 늦봄이 될 때까지는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그 때 그 선생님 같으면 안 그랬을텐데....'하는 소리나 하면서 말이다.

또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한참일 때까지는 '옛날 선생님보다 나은 점도 있네' 하는 생각을 간간이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도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해가 갈 때쯤이면 '이 선생님도 괜찮은데, 내년에 다시 함께 할 수 있으려나?'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참 세상일이란 게 그저 그렇고 그렇다.

동료로 만나 친구로 깊어가는 관계를 꿈꾸는 것은 너무 사치스러운 생각일까?

동네 일을 하며 만났지만, 서로 일하는 기관이나 직위는 다르지만, 인품에 이끌리고 사람됨의 매력에 빠져 어느 새 깊이 서로를 좋아하는 그런 사이로 발전될 수는 없는 것일까?

같이 동네일을 보는 구의원님들이 최근 자신의 개인용 사무실을 마련한다고 말들이 많은가 보다. 물론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네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급여나 처우가 너무 적고 불안해서 아예 뿌리를 못 내리는 경우도 있다. 참 대조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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