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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36]마음의 거리 좁히니 우리동네가 ' 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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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이야기 36]마음의 거리 좁히니 우리동네가 ' 확 '
  • 성태숙 시민기자
  • 승인 2014.04.04 18:11
  • 댓글 0
  •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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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다니기 전부터 구로동에 살아왔으면서도 구로동의 이곳저곳을 잘 알지는 못한다.

최근까지도 오류동이나 개봉동, 천왕동이나 온수동을 갈 일이 거의 없었다. 아이가 학교를 입학하면서 개봉사거리의 교복점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한참 얼떨떨했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자기가 사는 구의 한 쪽 지역을 전혀 와볼 일도 없이 수십 년을 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것이다. 지역의 입장에서도 지역의 이동이랄까, 흐름이랄까 뭐 그런 것들이 지역 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일은 고민해볼 법한 일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 구로동에 수년 전에 '민중의 집'이 생긴다고 하여 한 편으로는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또 한편에서는 그 민중의 집이 오류동 저쪽에 생긴다고 하니 나랑은 인연이 없는 곳이구나 하고 아예 마음을 접었더랬다.

북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되고 있다는 민중의 집은 민중들이 부담 없이 와서 배우고, 서로 사귀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장소로 자기 몫을 톡톡히 다하고 있다는 기사를 예전에 얼핏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월을 살아본 사람으로서는 사실 '민중'이란 말조차 아직 그닥 편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이름을 버젓이 내거는 것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런 말은 쓰면 안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은 아닌데도, 저절로 마음이 움츠러들고 '혹시 이러다...'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을 보면 또 그런 세월이 완전히 간 것은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그런 민중의 집을 며칠 전 다녀왔다. 그 동안 수차례나 파랑새를 동네 사람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떠들고 다녔는데, 처음으로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나타났고 민중의 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는가 하고 의사를 물어온 때문이었다. 목 마른 놈이 우물 파는 일이야 당연한 것이니 당장 그리로 가겠다 하고 다녀온 참이었다.

물론 통 모르던 곳은 아니다. '수요밥상'으로 수요일에 가면 가끔 함께 조건 없이 밥을 먹을 수 있다든지, 관악에서는 그리도 유명하다는 동네 라디오를 한다는 이야기도 얼핏 듣기도 하고, 잠깐 들러 본 적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무튼 그랬다.

여기도 아무 것도 공적으로는 지원되는 것이 없다고 하는데, 십시일반 힘을 모아 꽤 괜찮은 공간을 유지하면서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하니 새삼 놀랍고 괜히 '민중' 따위의 말에 쫄아서 모른 척한 자신이 좀 바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민중의 집을 보면 사실 지역아동센터는 '어린 민중의 집' 쯤에 해당하는 곳이란 걸 알겠다.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으니 사람과 자리를 다시 둘러보러 되었다. 사실 오류동, 개봉동은 우리 동네인데 말이다. 어쩌다 영등포나 마포나 서대문만큼도 마음에서 가깝지 못했는지 괜스레 미안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이들도 동네 사람들인데 괜히 거리를 두고 말이다.

지금은 '곁愛'라는 근사한 이름의 청소년카페로 탈바꿈한 '배꼽 빠지는 도서관'의 조하연 관장을 만난 후에야 비로소 생전 처음으로 구로1동을 가게 된 일처럼 말이다. 우리 동네 곳곳에도 쓸만한 사람과 쓸 만한 장소들이 많은데 여태 미련맞게 한 귀퉁이만 바라보고 산 자신이 새삼 어리석게 느껴졌다.

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서 생긴 일이다. 한 동네라 여기지 못하는 마음, 구로가 다 거기서 거기지 뭐 볼게 있어 하고 어설피 판단하는 마음 때문에 돌아보지도 못하고 산 것이다. 우리 동네 마음의 거리를 넓혀야겠다. 저기까지 아니 저어어어기까지 다 우리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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