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과의 만남 40여년째, 이순정할머니(82)
이순정(82, 여) 할머니는 41세였던 해,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항동으로 옮겨 왔다. 남편이 영등포에서 큰 도매상을 하다가 망하자 빚을 모두 청산하고 남은 돈으로 항동에 온 거였다. 이 어르신은 "여기는 망한 사람이, 없는 사람이 들어오는 데야, 여기는 그래서 다 없는 사람끼리 이 동네에서 살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 어르신은 항동에 처음 들어왔을 때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깜깜하고 밤 만 되면 담요를 치고 울었다고 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남편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하소연도 했지만 '이 사람아 영등포 나가면 이거 전세거리 밖에 안 된다. 여기서 살면 나중에 큰돈 된다'라는 대답에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항동으로 이사 온지 6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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