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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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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송희정 기자
  • 승인 2013.06.24 12:31
  • 댓글 0
  •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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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무감사는 예산심사와 함께 한해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린다. 때문에 의원들이 피워내는 꽃들의 향연을 함께 누릴 의정모니터링단이 구로에 없다는 사실은 늘 아쉽다.

특히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더욱 그러하다. 점수 매기는 사람도 없는데 온종일 감사장 의자에 진득하니 앉아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더미를 들춰보며 노련한 공무원들을 상대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여야하는 일부 구의원에게는 유권자의 현장모니터가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다.

꽃들의 향연 가운데 가끔은 혼자 보기에 아까운 진풍경도 벌어진다.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내무행정위원회 감사장에서 박종현 의원이 취재 중인 본지 기자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려 한 일도 그 중 하나다.

이날 박 의원은 구민감사옴부즈맨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구로타임즈'를 수차례 거론했다.

지난 4월 구의회임시회에서 구민감사옴부즈맨 개정조례안이 핵심내용은 쏙 빠진 채로 수정 가결된 일<구로타임즈 495호 4월29일자 1면>과 관련해 차태환 옴부즈맨을 출석시킨 가운데 감사를 진행하면서다.

당시 본지는 내무행정위원회의 개정조례안 심사결과, 옴부즈맨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마련한 △청구인 요건완화 △조사대상확대 △조치기간단축 등 4가지 핵심조항이 쏙 빠진 채로 수정 가결된 것에 대한 지역사회 및 일부 구의원들의 비판여론을 보도했다.

심사과정에서 감사청구 남발과 의원들을 설득할 근거부족 등을 이유로 '계속심사'할 것을 주장했던 박 의원의 목소리도 보도에 담았다.

19일 행정사무감사 첫째 날, 소속 신문사 이름이 감사장에서 큰소리로 수차례 거론됐으니 당연히 기자의 시선은 그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귀를 쫑긋하며 집중하는 찰나 기자와 눈을 마주친 박 의원이 느닷없이 "마침 구로타임즈 기자가 여기 와 있네"라며 "여기로 오세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부른 자리는 감사대상자가 앉는 의자다.

"저는 감사대상이 아닙니다"라고 거절하자 이번에는 박 의원이 방청석 쪽으로 다가왔다. 이후 구민감사옴부즈맨 개정조례안이 수정 가결된 내용을 다룬 본지 기사에 대한 박 의원의 성토가 10분간 이어졌다.

"(기사작성 시) 사실 확인은 했나?", "(상임위) 회의 현장에 있었느냐?", "의원들 이해가 안 됐으니 제대로 숙지 후에 하자는 뜻으로 계속심사를 주장했다", "(회의 내용을) 누가 인터뷰했나?"… 등등 보도 관련 항의와 해명이 뒤섞인 발언이었다. 모두 행감장 안에서 쏟아진 말들이다.

행정사무감사는 구로구의 소속행정기관과 하부행정기관, 지방공기업, 위탁사무 처리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다.

구로타임즈는 구의회 행정사무감사대상이 아니다. 또한 구의원에게 부여된 행정사무감사권은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주민들이 선출한 의원들의 활동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의 취재활동에 '재갈 물리기'식으로 쓰라고 주어진 권한도 아니다.

이날 행감장에서 한 공무원은 "취재하러 온 기자를 상대로 감사하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구의원들이 주인공인이어야 할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본의 아니게' 약 10분간 기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해 무안하고 죄송하다.

19일 신성한 감사장에서 꾹 참았던 말을 이제는 해야겠다.   "의원님,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개그콘서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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