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09:21 (금)
[우리동네 이야기2] 옛 육군보충대 (구로2동)
상태바
[우리동네 이야기2] 옛 육군보충대 (구로2동)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1.07.18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전쟁 직후 설치 논밭 미나리깡 일대

 아담한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고대구로병원 뒤 구로2동 주택가.


 지난해 재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상전벽해를 준비하고 있는 이 동네, 수십년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50년 전만 해도 이곳은 육군 제2보충대가 자리하고 있었고 주변은 온통 논밭과 미나리깡이었다. 보충대는 현재 고대구로병원을 포함해 구청 건너편 먹자골목에서 구로4동 주민센터 앞까지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구로시장 입구 동해물약국까지 이어지는 구역을 모두 포함했다. 워낙 상징적인 시설이었던지라 아직까지도 동네에서 오래 살아온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동네를 '보충대 동네'라고 부를 정도로 보충대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보충대는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친 병력이 본부대 배치 전에 잠시 머무르는 곳으로, 본부대에서 필요한 병력을 요청하면 말 그대로 '보충'해주는 역할을 했다. 육군제2보충대는 주로 부산, 대전 등 후방 부대의 보충을, 의정부에 있던 제1보충대와 춘천에 있던 제3보충대는 전방부대의 병력 보충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만들어진 보충대는 전쟁 상황에 따라 병력 배치에 효율성을 기해야 했고, 전방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특성으로 주로 남쪽보다는 북쪽에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보충대에는 200~300여명의 병사들이 머물렀죠. 한번 오면 일주일 가량 이곳에 머물렀다가 가곤했는데 트럭이 와서 병사들을 싣고 나가고, 또 들어오고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지. 지금 고대구로병원 자리에 병사들의 숙소와 식당이 있는 건물이 있었어요"라며 결혼과 함께 구로동에서 터를 잡고 50년 넘게 살아온 기희용(74, 구로2동) 할아버지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국전쟁 휴전협정을 맺고도 5~6년 정도 더 역할을 했던 보충대는 1960년도까지는 구로2동에 있었다. 고대구로병원이 서울시와 매입계약을 체결한 때가 1979년이었으므로 약 20여년간은 폐허가 된 보충대 건물과 빈 땅으로 남아있었던 것.


 당시 보충대를 둘러싼 구로2동 일대는 논지역으로 당시 '마누라는 없어도 장화 없이는 못산다'고 할 정도로 논과 미나리깡 지역이었다.


 이곳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양윤목(74, 구로2동) 할아버지는 "논, 미나리깡이었던 곳을 구역정비를 통해 1970년대 말쯤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했지. 보충대가 나가고 당시 산이었던 동네를 깎아 한쪽에 병원을 세웠어. 산에서 나온 그 흙으로 쓰레기 매립장을 덮은 거야. 1982~3년도쯤에 그 위에 집을 짓고 도로를 낸 게 지금 이 동네지"라며 동네가 만들어졌던 1980년대 초반을 회상했다.


 1975년 옛 육군보충대지역과 관련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영등포구 청소차량이 들어오지 않는데다, 변두리 사설 쓰레기 수거업자들이 딴 곳에서 모은 쓰레기까지 갖고와 쓰레기가 많이 쌓인다며 청소행정 사각지대에 있는데 대한 주민들의 분개가 적지 않기도 했다.


 고대구로병원 뒤 동네부터 구로중학교가 있는 구로큰길까지가 언덕길인 이유도 이 동네가 산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편집자 주] 

구로타임즈가 <아름다운 구로를 위한 2011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지역의 역사를 찾는 연재기획 '<신>우리동네 이야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지난 2006년 3월 구로(九老)의 지명유래를 시작으로 1년 3개월동안 60여회에 걸쳐 지역의 전통, 역사, 인물, 전설 등을 문헌과 현장인터뷰 등을 통해 담아내던 <우리동네 이야기>가 이번호부터 '생활보석'과 격주로 여러분을 찾아가게 됩니다. 

 우리지역 동네 곳곳의 변화되기 전 모습이 담긴 옛 사진이나 흥미로운 내용을 알고 있으신 주민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02) 858-11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