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에서부터 꽃대가 올라오고, 꽃잎 색깔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면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어요."
5년 전, 자녀와 함께 봉사하기 위해 안양천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에 가입한 김현숙 씨는 안양천의 생태와 철새 조사, 기후변화 관측, 안양천 청소 등 환경관련 활동을 해왔다. 요즘 안양천은 낚시를 할 정도로 수질이 좋아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어려서 학교 마치고 오는 길에 목감천에 가서 미꾸라지랑 송사리 잡던 기억이 나요. 안양천도 조금 더 가꾸면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거예요. 이런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것도 복이에요."
17년째 개봉2동에서 엄마네치킨을 운영해 온 김현숙 씨는 개봉2동 33통장이면서 협력봉사단원이다. 그녀는 독거어르신 목욕, 밑반찬 배달, 말벗이 되어드리며 환경이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 상담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아버지와 딸 셋이 지내는 한부모가정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막내딸이 저에게 '엄마' 해달라고 하는데, 가슴이 찡했죠. 그 아이에게 공부방도 알아봐주고, 학교준비물도 챙겨주면서 자라는 모습을 봐왔어요."
반지하 월세에 살던 그 가정에 전세자금대출 정보를 알려줘 이사할 수 있게 도왔고, 큰 딸에게는 진로상담도 해주는 등 말 그대로 이모처럼 늘 보살펴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큰 딸이 첫 월급을 탔다고 주꾸미를 사왔을 때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집에 부랑인이 찾아오면 항상 밥을 퍼주었던 친정어머니 영향인지 김현숙 씨도 어려운 이웃을 가만 두고 보는 성격이 못 된다. 매달 복지재단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하는 그녀는 돈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지만 욕심을 부릴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요즘은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잖아요. 다문화가정과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 모두모두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 이 기사는 2010년 4월 12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