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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71]이모 같은 통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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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같은 이웃 71]이모 같은 통장님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0.04.13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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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씨(개봉2동)

 김현숙 씨(46, 개봉2동)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구일역 안양천변이다. 그녀는 이름 모를 꽃과 풀을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새싹에서부터 꽃대가 올라오고, 꽃잎 색깔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면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어요."
 5년 전, 자녀와 함께 봉사하기 위해 안양천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에 가입한 김현숙 씨는 안양천의 생태와 철새 조사, 기후변화 관측, 안양천 청소 등 환경관련 활동을 해왔다. 요즘 안양천은 낚시를 할 정도로 수질이 좋아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어려서 학교 마치고 오는 길에 목감천에 가서 미꾸라지랑 송사리 잡던 기억이 나요. 안양천도 조금 더 가꾸면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거예요. 이런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것도 복이에요."


 17년째 개봉2동에서 엄마네치킨을 운영해 온 김현숙 씨는 개봉2동 33통장이면서 협력봉사단원이다. 그녀는 독거어르신 목욕, 밑반찬 배달, 말벗이 되어드리며 환경이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 상담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아버지와 딸 셋이 지내는 한부모가정도 있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막내딸이 저에게 '엄마' 해달라고 하는데, 가슴이 찡했죠. 그 아이에게 공부방도 알아봐주고, 학교준비물도 챙겨주면서 자라는 모습을 봐왔어요."


 반지하 월세에 살던 그 가정에 전세자금대출 정보를 알려줘 이사할 수 있게 도왔고, 큰 딸에게는 진로상담도 해주는 등 말 그대로 이모처럼 늘 보살펴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큰 딸이 첫 월급을 탔다고 주꾸미를 사왔을 때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집에 부랑인이 찾아오면 항상 밥을 퍼주었던 친정어머니 영향인지 김현숙 씨도 어려운 이웃을 가만 두고 보는 성격이 못 된다. 매달 복지재단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를 하는 그녀는 돈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지만 욕심을 부릴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요즘은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잖아요. 다문화가정과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소년소녀가장 모두모두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 이 기사는 2010년 4월 12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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