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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술도 좋은데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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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술도 좋은데 그렇다고....
  • 이종복
  • 승인 2007.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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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이 지역예술문화 부흥의 야심찬 의욕을 내비치며 다양한 공연과 기획으로 주민의 문화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에 걸 맞는 준공기념 기획 공연 프로그램으로 많은 이들에 대대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 첫 걸음을 땐 지금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예술극장측은 이런 반향에 더욱 일조하고자 그린해피바이러스(Green Happy Virus)라는 공공미술작품을 구청 4거리와 예술극장 거리 곳곳에 설치해 지역 주민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공공미술전문 단체 ‘프리즘’의 기획작품으로 재료로는 녹색계열의 천을 각 가로수와 기둥에 연결해 설치했다. 담고 있는 의미는 새로운 빛을 발하며 앞으로 나아가자는 뜻이다. 취지도 의미도 신선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 작품이 ‘작품’이란 것을 이해하지 못함에 있다. 최소한의 작품설명과 취지를 내걸었어야 한다는 성토이다. 가뜩이나 지역 곳곳이 대선후보들의 현수막 전쟁을 한바탕 치른 터 라 더욱 그렇다. 모든 주민들이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다양한 장르를 소화 할 만큼의 문화적 감수성 및 그 이해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
주민을 위한 최소한의 문화적 눈높이는 공통분모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작품의 설치과정 중 천을 가로수에 부착하기 위해 나무마다 스테이플러(호치키스)로 박음질을 해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재료인 천도 공업용 천으로 소각 시 대기오염을 초래 할 수 있는 유해 물질이 가득하다.

예술극장 측은 향후 이 천을 회수해 기름유출사고로 진통을 겪고 있는 태안으로 보낸다 하지만 시커먼 기름을 잔뜩 머금은 천이 소각될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네 푸른 하늘은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자연을 제외하고 예술을 논할 순 없다. 자연이 곧 사람이고 사람이 곧 예술인 까닭이다.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사람은 자연을 찾는다. 자연의 신비에서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고 아름다움을 배운다. 이 영감은 다시 예술로 승화한다.

다시 곱씹으면 문화적 이해와 자연과의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이해 부족일 순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 자연과 예술 모두 상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충족하기 위해 파괴했지만 자연은 충족시켜주기 위해 스스로 희생한다.

가로수 사이로 시린 한파 에둘러 몰아치는 겨울, 부디 (Green나무)가 (Happy행복)하기위해 (Virus바이러스)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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