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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42]구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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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42]구로시장
  • 김윤영기자
  • 승인 2007.0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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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예날이여
▲ 그 옛날 구로시장의 최고 인기 가게였던 의류점. 60, 70년대 구로시장을 기억하던 이들은 지금도 쓸쓸히 골목을 지키며 당시를 추억한다.

왁자지껄한 흥정소리,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 펄떡이는 생선을 잡아 다듬는 손길들....

구로동에 소재한 구로시장은 서울지역에 몇 안남은 적잖은 규모의 전통 재래시장중 하나이다.

- 60,70년대 대표적
재래시장으로 ‘호황’

이 가운데 오늘의 ‘구로시장’을 있게 한 원뿌리인, 구로 안시장으로 들어가보려고 한다. 구로4동 지금의 구로구시설관리공단 뒤편에 위치한 구로시장은 1960년대 초 구로시장이 구로동에 자리 잡을 당시만 해도 수많은 상인과 고객 인파속에 호황을 누렸던 곳. 그러나 지금은 바로 옆 골목을 중심으로 생겨난 시장이 ‘구로시장’의 대명사로 상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옛 구로시장안은 많은 상점과 노점들이 문을 닫아, 시간의 무상함을 보여주고 있다.

1960년대 탄생
구로구에 상업 기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경인 국도변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부터. 공업, 주거 지역으로 용도가 지정되면서 이 일대를 따라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내 재래시장가운데 가장 먼저 터를 잡은 것이 구로시장. 1962년 구로동 736-1번지(1단지)에 터를 잡으면서 4,776.90m3 로 개장했다. 이후 오류시장이 1968년 10월 23일에, 1971년 10월 19일에는 고척시장, 이듬해에 구로제일시장이 생겨나게 된다.


공단 여성들의 패션 일번지
지금도 구로시장 안에는 40,50년동안 이 곳에서 장사를 하며 한길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구로시장 토박이’들이 있다.

구로시장 안쪽 비좁은 골목으로 걸어가다 보면 6,7평 규모의 작은 의류가게들이 일렬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지금은 작은 점포로 보일 6평규모는 60,70년대 호황시절만 해도 구로시장에서는 큰 가게로 꼽힐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러한 점포 하나에 가게가 2,3개 씩 들어와 장사를 했으며, 의류점은 구로시장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게였다고.

시장이 생길 때부터 대를 이어 양품점을 하고 있다는 한 멋쟁이 양품 주인은 “겨울이면 밖에다 연탄난로를 놓고 종업원 2, 3명씩 두어가며 장사를 했고,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로 바로 건너편 가게가 안보일정도였다”며 화려(?)했던 당시의 추억을 떠올렸다.

구로시장에서 민주할머니로 통하는 강복선(67세)씨도 “지금은 시장이 죽어서 주부들이 저녁 찬거리를 위해 시장 보는 오후5~8시 사이에도 시장은 한가하지만 당시 만해도 이 시간대면 사람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문 닫은 곳이 많아 시장 골목 골목이 어두컴컴하고 점포수도 100여개뿐이지만 시장이 형성되고 번성하던 당시 만해도 옛 구로시장내 점포수는 200~300여개에 달했다. 물건품목도 지금처럼 단일 품목이 아니라 아동복부터 여성복 남성복 등으로 다양해 진열만해놓아도 잘팔리는 시절이었다고.

이 당시 주 고객층은 인근에 위치한 ‘구로공단’(현재의 디지털단지)에 다니던 젊은 여성들이었다. 지금은 구로공단이란 이름이 자취를 감춘 것처럼 ‘공단아가씨’ 대신 이주노동자, 중국교포들이 구로시장 고객층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

옛 영화를 찾아라

구로시장의 또 다른 변화라고 한다면 시장 내 상권 변화.

10년 전 시장 주변으로 극동아파트와 두산아파트가 잇달아 생기면서 그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골목상권의 ‘구로자율시장’이 70년대 구로시장의 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반면 옛구로 시장 자리에서 오랫동안 시장을 지키며 장사하던 상인들은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구로시장 강복선(67세)할머니는 “공단이 이전되고, 가리봉시장과 애경백화점이 들어서면서 구로시장은 손님들을 계속 뺏기기만 했다”며 “제발 시장 재개발이 돼서 예전 그 모습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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