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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22]구로1동 도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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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야기 22]구로1동 도당제
  • 김윤영 기자
  • 승인 2006.09.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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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일대 유일의 도당제로 기록

도당나무아래서 농악과 풍물패들이 주민과 함께 어우러져 마을축제로 벌이던 수궁골도당제.

전나무 아래에서 정월 보름이면 동신제를 올려 안녕과 축복을 구하고 10월 상달에는 농사와 함께 정월에 빌었던 것을 성취했음에 대해 감사제를 지내는 항골산신제. 그 밖에 구로구내에는 마을별로 오류도당제, 개봉동도당제, 천왕골도당굿, 고척동도당제가 열려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빌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오래전 구로(갑)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도당제가 열렸다. 헌데 구로동일대를 중심으로 한 구로(을)지역의 도당제는 눈에 띄지 않는다. 분명 사람 사는 마을이 있었을 텐데 도당제가 없었을까?

유일하게 구로1동에서 도당제가 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구로1동에서 도당제를 지내는 제단은 산신도당과 군웅당 2개가 있었다고 한다. 산신도당은 말 그대로 산신령께 마을의 안녕과 태평 무사를 기원하는데 목적이 있었고, 군웅당은 무당이 섬기는 무신으로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액을 막아주는 군웅(軍雄)을 모시던 제단이었다.

산신도당은 음력 6월 1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제사를 지냈는데, 제물로 삼색실, 술, 북어, 시루떡 등을 차려놓았다. 제사에 필요한 비용은 각 가구당 일정액을 부담했는데, 1968년에는 100원씩 걷었다고 한다.

그리고 군웅당의 산신제는 음력 2월 2일과 6월 2일, 10월 2일 연 3회에 걸쳐 지냈는데 산신도당과 비슷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새로운 이주민들이 구로1동을 채워감에 따라 마을의 전통을 이어갈 인물도, 장소도 사라지고 마을이 함께 모여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던 도당제는 자취를 감췄다.

흐르는 시간을 막을 방도는 없지만 도당제가 다른 형태의 지역내 소규모 문화축제으로의 변모도 가능했을 텐데 이러한 역사를 기록해 놓은 기록물이나 사진 한장 없이 사라져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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