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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소리]견제와 공약으로 꽂은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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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소리]견제와 공약으로 꽂은 표심
  • 송희정·송지현 기자
  • 승인 2010.06.0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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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원하는 것은 교육·보육 ·도로 교통망
"당선자들 공약 지켜야 … 책임 묻는 장치 필요"

 우리가족의 삶의 질을 우리 손으로 결정하는 풀뿌리 유권자 축제가 지난 6월 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개표 결과에서 드러나 듯 지역유권자들은 안정보다는 '견제'를, 능력보다는 '도덕성'을, 현역중진보다는 '정치신인'을 대거 선택하면서 지역정치판도에 대이변을 창조했다.
 이번에 뽑힌 일꾼들은 향후 4년간 이러한 주민의 바람과 요구를 받아 안아 주민 삶의 질 개선과 살맛나는 지역발전을 위해 힘껏 일하게 될 것이다.
 본지는 선거 당일인 지난 2일 새벽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는 지역유권자들을 현장에서 만나 지역일꾼들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명박 정권 심판과 견제를 향한 표심은 투표소 곳곳에서 읽혔다. 유권자들은 스스럼없이 지지 후보와 정당을 밝히며 선택 이유에 대해 나름의 논리와 비판을 가했다.


▲ 김구연, 윤옥희 씨 가족 (신도림동)

 2일 아침 두 딸과 함께 신도림 제8투표소를 찾은 김구연(46) 씨는 "현 정권이 4대강사업을 밀어붙이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평소 호감 가는 당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선택했다"며 견제론에 힘을 실었다.


 당선자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5~10%의 공약이라도 지키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공약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도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와 교육 등 참신한 생활정책공약들도 유권자 표심을 좌우했다.


▲ 남휘라 씨 (구로2동)
 생애 두 번째 투표를 행사한 남휘라(27, 여, 구로2동) 씨는 집으로 발송된 후보자 공보물을 꼼꼼히 살펴본 후 복지와 교육 분야 공약을 비교 검토해 후보를 선택했다. 남 씨는 "우리 사회는 잘 사는 사람 위주"라며 "소외된 어르신과 아이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남 씨는 "특히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공약에 내건 후보들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며 향후 공약이행에 대해서도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김구연, 윤옥희 씨 가족 (신도림동)
 모친 정경순(64) 씨와 아내 장형정(34), 딸 임지원(2) 등 대가족을 이끌고 개봉2동 제5투표소를 방문한 임영일(35)씨는 "이제는 제발 싹 뒤집어엎는 식의 개발은 그만 뒀으면 한다"는 짧은 말로 기존의 개발정책에 따끔한 비판을 가했다. 임 씨는 이어 "주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개발이 아니라 내 가족이 현재 당면한 생활상의 문제인 교육과 보육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라며 구청장 당선자에게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 살맛나는 구로를 만들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구로의 혈관인 도로망과 교통체계 개선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 이영임 씨 (궁동)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영임(24, 궁동) 씨는 "도로망 개선공사를 할 때 대체도로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남부순환로 평탄화 구간을 지날 때마다 희미한 차선 구획과 갑자기 굽은 도로로 이용에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상습정체구간인 경인로는 향후 돔구장이 건설되면 주차장화 될 것이 분명한데 차기 구청장 당선자는 이에 대한 또렷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정책은 연령층에 상관없이 최대 관심사로 나타났다.


▲ 조윤기 씨 (구로4동)
 조윤기(28, 구로4동) 씨는 "직장에 다니고는 있지만 청년으로서 실업문제나 취업에 관심이 많아 이번 선거에서는 일자리 정책을 꼼꼼히 살펴서 후보를 선택했다"며 "알바 같은 100만 일자리보다는 대기업 연계나 실속 있는 10만 일자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축구가 취미인데 잔디구장 하나 잡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축구하기 위해 영등포나 광명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또 멀리까지 나가서 산책을 즐기는 일이 없도록 체육시설이나 공원 등을 많이 조성해 주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 김현진, 이숙희 씨 부부 (항동)
 아내 이숙희(73) 씨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김현진(80, 항동) 씨는 차기 구청장에게 바라는 점으로 "노인 일자리 정책 확대"를 첫손에 꼽았다. 김 씨는 "몸도 마음도 아직 한창 일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은 일할 수 있는 자유"라고 말했다.


 사상 유래 없는 8개의 선거를 동시에 치르면서 선거방식의 불합리함과 개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 엄정숙 씨 (고척1동)
 고척1동 제1투표구를 찾은 엄정숙(69, 여) 씨는 "유세나 연설을 들어보면 서로들 볼륨을 너무 크게 키워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커녕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라며 "후보자가 자신의 정책과 내용을 유권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은수 씨 (신도림동)
 큰딸 한주영(31) 씨와 함께 신도림동 제8투표소를 찾은 한은수(58) 씨는 "이번 선거에서 교육의원 선거는 공보물을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변별력도 없고 알기가 어려워 마치 로또선거를 치르는 것 같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 씨는 "1인 8표제가 복잡해보여 가족과 함께 공보물을 펼쳐놓고 공부했는데 정당이 만들어준 공약을 그대로 게재한 후보들도 있는 등 부실 공약도 많아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실망스러웠다"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2010년 6월 7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5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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