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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과일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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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과일의 축복
  • 구로타임즈
  • 승인 2010.04.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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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 112

 한의원 근처 건물 3,4 층을 보면 유독 고시원이 많고, 시장 안 골목에는 여인숙도 많다.


 그러다보니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한의원에서 종종 보게 된다.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허리-어깨-팔이 아픈 경우도 있고, 돈이 되는 밤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수면장애로 인한 증상들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양불균형과 관련된 문제를 가진 경우도 많다.


 고시원이나 여인숙은 음식을 해서 먹기에는 불편하고 보관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거나 반찬가게에서 사서 먹는다.


 불안한 주거 환경에서 식사가 불규칙하고 따라서 소화기 질환이 흔하고, 관련된 증상들을 갖게 되기 쉽다. 비교적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뭔가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힘든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힘든 일 로 생긴 골병이라는 말은 일면은 맞지만 오히려, 적절한 영양 흡수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병들이 많다.


 사람은 한 두번 같은 음식을 먹게 되면 더 이상 똑같은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한다. 사람의 몸을 구성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소들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게 음식을 사서 먹는 경우에는 여의치 않다. 별의별 식당들이 다 있는 것 같아도 막상, 주식으로 식사를 사먹으려 하면 주머니 사정상 몇 개의 음식으로 줄어버린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삼겹살 소주 자장면 짬뽕 설렁탕....


 몇 개의 음식이 주식이 되는데, 사람의 다양한 영양성분들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 사람은 맛있어서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서 먹어야 하는 음식만을 먹는다면 오히려 문제가 생기기 쉽다.


 파는 음식은 쉽게 혈당이 오르고, 짜고, 맵고, 기름지고, 조미료를 넣는 경우가 많고, 싸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재료들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조리시설이 넉넉지 않는 경우에는 직접 해먹더라도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이 주가 되고, 재료라고 해도 냉동식품이나. 혹은 보관하기 쉬운 소금이 저린 음식물이나 통조림 등을 선호하게 된다.


 그래서 칼로리는 높고 소금은 많고 포화지방도 많고, 식품첨가제는 많이 먹는데 오히려 비타민과 무기질과 섬유질은 부족해지기 쉽다.


 이럴 때 시장에서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과일 들고, 간장 참기름으로 간단히 무쳐 먹을 수 있는 나물류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대형 마트에 비해 영세하고 출처를 알 수없는 경우도 많지만, 재래시장의 야채가게와 과일가게들은 싸고 신선하다.


 대형마트들이 들어서면서 하나둘씩 망해가는 재래시장은 자동차와 대형냉장고를 가진 중산층에게는 소비자 선택에 의해 소멸해가는 낡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고시원과 여인숙에 장기 투숙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구로시장의 야채가게와 과일가게들은 축복이다.

■ 권태식 원장 (구로한의원)

 

 

 

 

◈ 이 기사는 2010년 4월 12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4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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