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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역언론 꽃 피운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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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역언론 꽃 피운 10년
  • 송지현 기자
  • 승인 2010.03.1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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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 전문성으로 매호가 특종인 셈"
본지 기사, 전국 일간 방송 등서 '촉각'

 1만 744건의 취재기사, 3만 2,521명의 현장 인터뷰. 2000년 1월 25일 창간호가 나온 이래 구로타임즈의 발자취다. 땀과 먼지가 뒤섞인 현장이 친구였고, 땡볕 아래 빠짝 타버린 입술을 훈장처럼 어루만진 시간들이다.


 고맙다는 독자의 전화는 가장 큰 행복이었고,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오라는 질책의 회초리는 다시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다. 때로는 냉랭한 눈초리와 억울한 소문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구로타임즈는 건강한 풀뿌리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원칙과 지역전문지로서의 자부심을 한순간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이같은 노력의 10년사를 10대 주제로 엮어 되짚어본다.



 지역 이슈 제기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신문


 구로타임즈는 창간호부터 남달랐다. 창간기념 구민설문조사를 통해 보도한 '교육·문화 환경 개선' 과제는 현재 구로구 비전을 이끌어낸 선도적인 제기였다. 이후 구로콤플렉스 기획(2005)을 통해, 지역 저변에 흐르고 있는 정서를 구체적으로 개념화하고 수치화하면서 지역의제로 공론화했다.


 2006년 '아파트 단지 내 두 개 구' 기사는 지역현장에서 발굴한 특종으로 이후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구로1동 인근 남부순환로와 서부간선도로 연계도로의 위험한 교통체계를 보도한 '위험천만 도로운전자 아찔'(272호, 2008)과 통합청사 주차장의 허술한 관리문제(258호, 2008)는 변화 가능성을 이끌어냈다.


 고척동 돔야구장 건립에 대해서도 주민의 시각을 놓치지 않았다. 향후 우려되는 교통대책(285호, 2009)과 인근 학교의 소음대책 등을 제기(292호, 2009)하면서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고 서울시와 구로구가 적극적인 교통대책과 환경 개선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매년 다채로운 기획을 통해 깊은 문제의식과 개선방안을 제시, '역시 다르다'는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2006년 지역내 풀뿌리도서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제기한 기획에서부터 2009년 마을이 희망이다 에 이르기까지 기획은 지역사회 각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금까지도 주요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의 역사문화에 주목하는 신문


 지역의 문화재와 역사에 관련된 자료 축적과 보도에도 힘을 기울였다. 145호(2006)부터 시작된 '우리 동네 이야기'는 구로 지명, 동명 유래에 숨은 이야기를 담아내며 211호까지 연재했다. 이 기획은 주민과 청소년들이 지역에 대한이해와 자긍심을 높이는데 기여를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6년 2월에는 고척동에 고인돌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해 지역사회에 알려내고 서울 유일의 고인돌 관리소홀(143호, 144호)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기도 했다. 고인돌은 이후 본지 주최 '우리 지역 알기 문화탐방'을 통해 학생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가운데, 2009년에는 '고인돌 탐방로 개설'로 이어져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다가갈수 있게 됐다.


 구로의 역사문화에 대한 본지의 관심은 '우리 지역 알기 문화탐방'으로 구체화되어 2006년 열린사회구로시민회와 함께 어린이와 교사, 주민을 대상으로 매년 높은 호응 속에 실시해오고 있다.


 
 눈속에 핀 꽃 향기를 가진 신문


 견제 감시자로서의 언론 보도로 인한 시련도 적지 않았다. 창간한 지 2개월도 안된 2000년 2월에는 총선후보자들 인터뷰 보도 후 본지 발행인이 정당명과 후보자 사진을 게재했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로 남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조사직후 무혐의처리됐지만, 조사 배경에 적지않은 의혹이 남는 사건이었다.


 2001년 고척동 생활폐기물 처리집하장 비리 보도가 나오자, 당시 구청 관계자가 협박을 하거나 언론중재위를 사칭한 압력을 넣는 등 비상식적인 언론 대응을 하기도 했다.


 또, 2002년에는 양 구청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던 핵심 참모 2명이 구립독서실 관장으로 잇따라 부임한 것에 대한 보도를 한 것과 관련해, 관장 한명이 본지 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으나, 역시 무혐의처리된 바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02년 7월 구청에서 본지를 무더기로 폐기한 사건이 발생했고, 지역 안팎에서 비난성명서와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시 구청측은 "공익근무요원의 실수"라고 밝혔지만, 구청 행정에 비판적인 기사를 싣는 신문을 대하는 구청의 태도를 반영한 사건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분위기였다. 이후 중앙 언론에 보도되는 등 전국적인 이슈가 되던 가운데 구로구청 측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 해 12월, 차기년도 예산심의중 의회에서 논란이 된 시책업무추진비와 관련한 본지 보도 후에 구청과 양 구청장측은 구로타임즈와 기자를 상대로 모두 3억 9천만원의 소송을 제기했고, 2003년 11월경 정정보도가 아닌 반론보도를 게재하는 방향으로 법원 조정이 이루어졌다. 시책업무추진비가 구청이 당초 소송에서 제기했던 주장처럼 구청장직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구청장이 일부라도 사용하고 있는 것임을 시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반론으로 받아들였다.


 2008년 10월에는 구로구시설관리공단 인사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또 한차례 소송을 치뤄야 했다. 비리의혹의 핵심에 있던 당시 구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본지보도와 관련해 총 1억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사안 역시 소송을 제기했던 원고(구로구시설관리공단과 이모 전 이사장)의 패소 판결로 마무리됐다. '건강한 풀뿌리 지역 재갈 물리기'라는 소송과 그에 따른 각종 어려움속에서 구로타임즈는 더 건강한 언론으로서의 정체성과 내성을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는 10년이었다.



 주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신문


 주민들이 느끼는 문제점들을 지면에 담아내면서 지역에 크고 작은 많은 변화들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가 수영장 여성할인 확대에 대한 당당한 문제제기(243호, 2008) 한 주민의 서러운 오류동역 이용기(259호, 2008). 이 문제제기 이후 당초 계획했던 시립시설뿐만 아니라 청소년시설 수영장 할인이 이어졌고, 오류동역은 현재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곧 에스컬레이터 공사완공을 앞두고 있다.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진료시 선택하지 않은 '선택진료비'에 대한 문제제기도 지역주민의 체험 속에서 나왔다. 본지 316호(2009. 9) 지역관계자의 첫 기고를 통해 고대구로병원의 신종플루 선택진료비 부과의 부당함을 고발한 이후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결국 선택진료비 환급과 폐지 결정을 이끌어냈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학교급식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남부교육청의 결정을 최초 보도한 이후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결국 지침 철회로 이어지기도 했다.


 
 행정의 감시와 견제를 늦추지 않는 신문


 2002년 시책업무추진비를 포함한 포괄적인 '구청장 판공비'(구청장 업무추진비)를 향한 감시, 2008년 구로구시설관리공단 인사비리 의혹, 2008년 구청 공무원들의 학교운영위원으로의 조직적 진출을 보도했다.


 이외에도 2008년 5월, 구청장협의회 지원 구로구 조례안 입법예고에서 당시 협의회 연회비 2백만원을 2천만원으로 인상하려는 내용을 알아내 가장 먼저 보도했고, 이에 대한 관심과 비판 여론은 전국적 이슈로까지 확대돼 결국 폐기되기에 이르렀다.


 
 이웃과 함께 하는 신문


 현장속에서 주민의 생활과 활동에 주목해 다양한 움직임을 다뤄내고 있다. 단체나 모임 등을 소개하는 <포커스>가 어느새 187회를 맞았고, 샵 탐방은 소상공인들의 애환과 노력을 담아내고 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살아가는 '천사표 주민'들을 발굴해내는 '햇살같은 이웃'은 창간이래 담아냈던 '칭찬릴레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또다른 이름으로, 지역안팎의 봉사 바이러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늘 새로운 소재와 인물을 찾는 전국 일간 방송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알찬 정보를 나누는 신문


 주민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비롯 지역의 소강좌나 문화공연을 발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 공포가 확산되던 2009년에는 지역내  내과 소아과 등 병의원 125곳을 상대로 일일이 신종플루 검사 및 처방 여부를 확인해 동네별 명단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지역보건 정책을 뛰어넘는 취재로 평가받았다.

 

 자원·마음을 연결하는 신문


 지역의 자원과 마음을 연결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사례중 하나가 지난 55호(2001년)에 보도된 백혈병으로 골수이식자를 찾는다는 보람이(고척동) 보도. 지역사회의 성금과 온정이 이어졌으나 결국 보람이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2006년 1월 140호에는 한겨울 도시가스가 끊긴, 오류2동 저소득층 가족의 사연이 실려 주민들의 후원금으로 도시가스를 다시 이용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도 했다.


 지역의 단체나 기업, 기관 등의 요청으로 지역내 불우이웃이나 지역아동센터으로의 연결도 적지 않았다.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신문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업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리 지역 알기 문화탐방'은 구로 지역의 학생, 교사, 주민들이 참여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이해를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사업으로 본지가 2007년 지역신문컨퍼런스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2009년부터 구로문화재단 주최 지역문화탐방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2008년 5월에는 '식코' 영화 상영회를 개최했다. 2009년 6월에는 지역단체들과 공동주최로 홍세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을 초빙, 인문학강좌를 열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2006년 9월부터 최근까지 주민을 위한 화요일 무료법률상담을 실시하는 지역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선거에서도 구로타임즈의 지역밀착 보도와 활동은 늘 선도적이었다. 2006년 지방선거때는 주민과 전문가, 신문사기자단등으로 지역정책검증단을 운영해 구로지역에 정책 중심의 선거를 선도했고, 2008년 총선때는 구로구 선거역사상 처음으로 언론사 주최 후보자 토론회를 성공리에 개최, 유권자와 정책중심의 선거문화 기틀 구축의 한축을 마련했다.


 
 성찰과 변화를 통해 발전하는 신문


 지역사회의 소금 역할을 하기 위해 구로타임즈 내부의 담금질도 중요했다. 구로타임즈는 편집디자인, 제호 변경 등의 지속적인 지면 개편과 변화를 추진해왔다.


 또 윤리강령과 편집규약을 위한 내부 시스템을 갖추고 임직원 교육을 해오고 있다.


 2005년 4월부터는 독자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지면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신문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 신문제작에 반영시키는 한편 시민주공모, 이사회, 편집자문위원회 등의  시스템을 통해 주민을 위한 주민의, 주민에 의한 신문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며 10년을 달려왔다.        

 

 

 

 ◈ 이 기사는 2010년 3월 8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39·34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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