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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중요한 학습시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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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중요한 학습시간, 잠
  • 구로타임즈
  • 승인 2010.01.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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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민기자의 육아일기 30

 "미루야, 인제 자야지."


 크리스마스에 주말, 그리고 1월 1일 휴일에다가 또 주말이 겹치면서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지 않고 연달아 며칠을 같이 놀았습니다.


 다음날 일찍 출근할 부담도, 어린이집에 보낼 부담도 없다 보니 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져서 한동안 새벽 1시가 넘어도 아이가 잠들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연휴 마지막 날, 미루를 일찍 재우기 위한 대설득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미루야 내일 어린이 집에 가야 하니까 인제 자야해."
 "싫어, 더 놀 거야."
 "바깥에 봐봐. 해가 졌으니까 잘 시간이야."
 "해가 누구랑 싸워서 졌어?"


 열심히 미루를 설득하던 미루 엄마는 해가 누구랑 싸워서 졌냐는 질문에 피식 웃더니 "응, 밤이랑 싸워서 졌대" 라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 끝에 결국은 반강제로 미루를 10시에 재웠습니다. 우리의 원칙은 하루에 10시간 재우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무리 늦어도 10시에는 재워야 합니다.


 미루를 재우고 나더니 미루 엄마가 어디서 읽은 책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들한테 잠자는 시간은 진짜 정말 중요하대."
 "알아."


 "모르는 이야기도 있을 걸?" 아이 엄마가 제가 모를 거라면서 해준 이야기는, 아이에게 잠을 자는 시간은 낮 시간 동안에 봤던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모르는 내용이었습니다.


 잠을 충분히 자면서 그 동안 아이들은 깨어 있을 때 겪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그 사이에 새롭게 배웠던 일들을 이해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잠자는 시간도 중요한 학습시간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아이 엄마가 열심히 설명하는데 모른 척 할 순 없어 고개를 끄덕여줬지만 별로 믿기진 않았습니다.


 다음날 오랜 만에 서점에 들렀다가 본 뇌과학 책에 비슷한 내용이 적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잠자는 시간은 중요한 학습시간이며, 그것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은 자는 사이에 머리 속에서 숙성되는 것이며, 그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 번 며칠에 걸쳐서 공부하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읽고 보니 이제야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아이를 많이 재우려고 열심히 노력한 게 꽤 괜찮은 일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가 잠을 많이 잔 덕에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깊어지면 참 좋은 일이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그게 어른한테도 적용되는 일이라는데, 저나 아이 엄마도 바쁘지만 시간 내서 좀 많이 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잠은 확실히 보약이 맞습니다.

 

 

 

 

◈ 이 기사는 2010년 1월 11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3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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