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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9 (181)] 구로지역자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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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9 (181)] 구로지역자활센터
  • 공지애 기자
  • 승인 2010.01.0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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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쌀’에 희망의 꽃 피워내는 사람들

“저희 센터에 오시는 분들은 1등이 아니면 아웃사이더가 되는 사회에서 이미 상처를 받은 분들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사랑을 받으며 일하고, 힘들거나 성공을 해도 함께 나눈다는 기본 가치를 중요시 합니다. 일 잘하는 분 위주의 사업이 아니라, 조금 늦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세워주어 함께 가는 거죠. 국가가 지원하는 자활사업인 만큼 일반 기업체와는 차별화된 대안적 사업체제입니다.”

 

▲ 사진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선혜 신희정 윤선희 오복순 진현정 김송희.

서울구로지역자활센터(센터장 김송희, 이하 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자활사업 실시기관이다. 지난 1998년, 자활센터의 모기관 구로시민센터(구로2동)에서는 외환위기로 인한 실업극복국민운동 사업을 2년간 진행했었다. 실업자 생계비를 지원하고 상담하면서 단순한 지원이 해결책이 아님을 보아왔기에 지역에서 가장 먼저 자활사업에 뛰어들었다.

 


자활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여러 사정과 사연을 안고 찾아온다.   


“가난이 대물림된 경우가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힘들게 자라 학업에도 영향을 주었고, 결혼을 하니 더 어려운 환경이 반복되는 거죠. 또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경기가 어려워져 갑작스레 주저앉게 된 경우도 있어요. 실업과 빚, 가족의 투병, 가출 등 힘겨운 현실 때문에 한 번쯤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진현정 실장(40)은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서 아무 의욕도 없던 이들이 센터에서 여러 가지 교육과 상담, 그리고 사업에 참여하면서 삶을 되돌아보고, 전환점을 찾아 목표를 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사명감을 갖는다. “자신보다 어려운 독거노인의 집수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계속 수혜자로 살아갈 게 아니라 나도 뭔가 보람된 일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말 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자격증 따는 분도 있고, 늦었지만 만학의 꿈을 키우는 분도 있다.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찾는 분들이 있어 희망을 갖는다.”고 덧붙인다.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마련해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꽃 제작과 배달, 꽃꽂이교육과 자연을 실내에 담은 그린인테리어까지 책임지는 ‘모닝플라워’사업단 대부분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관련 강의와 교육,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꽃박람회 등에 스텝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실력파들이다. 


자활공동체사업인 ‘행복한 밥상’은 창업 3년 만에 3명 중 2명이 탈수급을 했고, 구로아트밸리 앞에서 창업한 우동 수제돈가스 전문점 ‘소풍가는날’은 농협 등 깨끗한 국산 먹거리로 승부하고 있다. 김송희 센터장도 “사업자들의 실력과 제품의 품질, 안전성 모두 뛰어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교육받으면서 열성으로 일하는 분들도 계세요. 봉지쌀을 먹으면서 자활에 참여해 자신감을 얻어 창업을 한 분들은 자활제도 전도사가 되어 후배들에게 조언을 할 정도예요.”


오복순 복지사(37)는 센터에 오면 상담과 교육, 일자리 뿐 아니라 자녀와 관련된 문제, 병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녀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면 보육이나 공부방 등 관련시설 연결도 가능하다. 즉 여기 오는 순간 지역연계체계가 확립되는 거죠. 그리고 일과 상관없이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가 생겼다고 좋아하시고 힘을 얻어 가시는 분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듯 구로지역자활센터는 단순한 자활급여전달자의 역할이 아닌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자활후견서비스를 제공해 저소득층 주민의 자립과 자활 등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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