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09:55 (월)
[교사열전 8]웃음소리 그치지 않는 4학년 5반 이야기
상태바
[교사열전 8]웃음소리 그치지 않는 4학년 5반 이야기
  • 송지현 기자
  • 승인 2009.12.22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미현 교사(세곡초등학교)
 전미현(41) 교사가 NIE(신문 활용 교육, Newspaper In Education)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교사생활을 막 시작했던 1994년 무렵, 국어수업을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한 일간지에 난 NIE 교사연수를 보고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NIE에 푹 빠질 정도로 재미있더라고요. 활용 분야도 다양했고. 이 수업이야말로 아이들과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이후 조금씩 반 아이들과 신문을 펴들고 다양한 실험에 빠졌다.

 "새로운 단어를 익히게 되고, 사회공부도 된답니다. 그뿐인가요. 미술, 수학 수업때도 이용하는 걸요."

 전 교사는 단어 사전 찾기, 동네 이름 찾기, 숫자 이용 사칙연산하기, 신문 편집을 이용해 그림 그리기, 사진 오려 스케치북에 붙이고 덧그림 그려보기 등 단순하지만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NIE 수업을 선호한다.

 "눈이 휘둥그레 떠질 만큼 대단한 수업이어야 하거나, 신문에 담겨 있는 모든 것을 다 학습시키겠다고 할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 아이들 수준에 맞게 접근법을 만들어야죠."

 기자가 찾아간 이날 NIE수업은 모르는 단어 찾기. 신문을 읽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오려 공책에 붙인 후 사전에서 단어의 뜻을 찾아 옮기는 활동이다. 숙변, 조정, 권리금, 정치자금, 논란 등 여러 단어들이 오려져 공책에 붙여졌다.

 김아람(4학년 5반) 양은 "새로운 단어를 많이 알게 되니 똑똑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기사를 통해 단어를 보니 이해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아요"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같은 반 이정민 양은 NIE 수업에 사용하는 지역신문 '구로타임즈'를 보면서 단어만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로에 대해 잘 알게 돼서 좋아요. 특히 우리들한테 안 좋은 사건을 접하게 되면 더 조심하게 돼요"라고 전했다.

 신문지를 이용한 게임도 한다. 먼저 누가 길게 찢나 게임을 하고 이 신문을 다시 눈덩이처럼 둥글게 말아 종이눈싸움을 벌인다. 찢은 신문을 뭉치니 청소도 해결된다며 전 교사는 귀띔한다.

 전 교사가 이렇게 다양한 NIE 교육에 열심인 배경에는 '모든 학습의 기본은 국어'라는 생각에서다.

 "모든 학습은 이해가 돼야 발전이 있는데, 국어를 잘 모르면 어떻게 영어, 수학을 잘할 수 있겠어요. 특히 어릴수록 국어를 잘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신문은 굉장히 좋은 교재이고 도구이고 매체죠."

 특히 지역신문을 이용한 NIE 교육은 대단한 매력이 있다고 전 교사는 말한다.

 "구로타임즈 같은 지역신문만큼 동네 소식이 자세히 나오는 신문이 있겠어요. 동네 소식도 알게 되니 좋고, 아이들은 고향같은 구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긍심도 커지더라고요."

 전 교사는 체험학습과 놀이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다. 전래놀이 과정도 교사 연수로 이수했다.

 "아이들은 많이 놀아야 해요. 체육시간에 전래놀이를 자주 하는데, 선조들의 놀이 철학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서적, 신체적 발달을 모두 꾀할 수 있거든요."

 아이들도 이런 놀이가 있었냐면서 더 하자고 졸라대기 일쑤. 공기놀이, 달팽이, 사방치기. 술래잡기는 저학년, 고학년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놀이다.

 "다양한 놀이와 체험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시간들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자기 안에 갖고 있던 본성과 즐거움도 맘껏 드러내니 정서적으로도 훌륭한 수업이 됩니다."

 놀이를 비롯한 체험의 중요성도 전 교사는 강조한다.

 "다양한 체험이 있어야 상상력도 풍부해지는데, 책상 위에서만 읽는 책으로는 한계가 있잖아요.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모두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겠죠. 지역신문에서도 좋은 체험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많이 소개해주세요."

 체험과정에서 경험한 성공, 실패, 고생 모두가 아이들에게는 모두 뼈와 살이 된다고 믿는 전 교사는 '교육적 효과'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원, 영어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돼요. 행복한 아이여야 행복한 어른으로 클 수 있죠. 즐겁게 생활하고 놀고 체험하는 것이 중요해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들도 잘 알지만 그게 스트레스가 되면 안되죠. 아이들이 잘 따라온다고 안심하지 말고 아이들도 힘들다는 것을 알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어려움이 당장은 안보이지만 언젠가는 꼭 드러나거든요."

 학습이 아닌 것처럼 접근하지만 그 이상의 학습효과를 내는 3박자 수업. NIE, 놀이, 체험이 있어 전미현 교사와 세곡초 4학년 5반 수업시간에는 오늘도 까르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Tip Plus 신문을 이용한 우리 아이 교육

△ 욕심내지 말자
신문활용학습에서 무엇을 얻어야 한다는 중압갑에서 벗어나자. 그림, 사진, 기사 중에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근해 놀면 된다. "이 사진에 나오는 이 아저씨의 표정이 참 재밌구나"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조급해하지 말자
의견을 말해보라고,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처음에는 간단한 단어 수준도 내딛기 힘들다. 훈련이 덜 됐기 때문이다. 일단 단어에서 시작하면 문장으로, 논리적인 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천천히 가는 게 꼭 늦는 것은 아니다.

△ 대화 속 '듣기'에 집중하자
대화를 나눠라. 대화를 나누며 '듣기'에 익숙하도록 훈련하자. 듣기는 국어의 기본이고, 모든 학습의 시작이 된다. 이때 눈을 맞추며 듣고 말하자. 공감대가 훨씬 넓어진다.

===============================================
[편집자 주] 지역신문발전위원회로부터 우선지원 대상에 선정된 구로타임즈는 현재 구로구지역내 5개 학교에 학생들의 신문을 활용한 교육(NIE)용으로 본지를 35~70부씩 지원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2009년 12월 14일자 구로타임즈 신문 32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