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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10] 아이가 갑자기 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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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10] 아이가 갑자기 토했어요
  • 구로타임즈
  • 승인 200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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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시민기자의 육아일기 10 - 일찍재우기
 "미루야, 엄마 아빠가 오늘 너무 피곤하니까 그냥 자자."
 "책 읽고 자야지~" "오늘은 너무 늦었어, 그냥 자자."
 "싫어. 책 읽고 자."

 안되겠습니다. 늑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미루야, 인제 늑대 올 시간 됐는데 아빠는 잘 테니까 늑대 나타나면 네가 막아줘. 알았지?" 늑대 이야기를 듣자마자 미루는 허겁지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챙깁니다.

 "이거 치우고 잘게" 늑대가 무섭긴 무서운가 봅니다. "근데 아빠, 돌고래가 없어." "돌고래? 그냥 놔두고 자." "그래도 돌고래 찾아줘." "니가 잃어버린 걸 왜 아빠한테 찾으라고 그래? 니가 찾아!" 아빠가 매몰차게 쏘아붙이자 미루는 급히 주위를 몇 번 둘러보더니 훌쩍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기침을 합니다.

 피곤에 절어 있는 엄마가 짜증을 냅니다. "왜 또 울어!" 점점 더 울음이 커지면서 기침을 해대던 미루는 침대 위 자기 자리로 올라가더니 갑자기 저녁에 먹었던 국수를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깜짝 놀란 아빠와 엄마는 벌떡 일어나서 한 사람은 침대를 치우고 한 사람은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데려가 씻겼습니다.

 아이한테 못할 짓을 했습니다. 씻고 다시 침대에 누워 훌쩍 거리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미루야, 늑대 무서워서 빨리 장난감 치우려고 했는데 아빠가 돌고래 안 찾아주니까 마음은 급하고 무서운 생각은 더 커졌어?" "응~" "너무 무서워서 참기 힘들었던 거야?" "응~"

 아이를 일찍 재우려면 일찍 씻기고, 집안의 불을 하나둘 꺼서 잠잘 수 있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계속 놀고 싶어 합니다.

 그런 걸 알면서도 잠 잘 분위기는 잡지 않고 무작정 윽박지르기만 했으니 미루한테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 이 기사는 2009년 8월 17일자 31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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