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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과 구청장의 '007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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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과 구청장의 '007작전'
  • 황희준
  • 승인 2009.08.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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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장과의 면담을 위해 찾은 민원인을 대하는 구청과 구청장 태도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에 고척동 우방아파트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김종백 씨는 '신뢰받는 민선구청장의 자세란' 글에서 "고척우방유쉘 입주예정자 중 30여명이 지난 22일 수요일 오후 5시30분 구로구청장을 만나러갔으나 민원담당자들은 정식으로 면담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구민들을 위해 구청장님은 단, 5분의 시간도 줄 수 없다는 식의 태도였으며, 6시가 되자 구청장님은 계약자들의 '구청장님 5분만 시간을 내주세요'라는 구민들의 목소리를 들으시면서도 홀연히 구청앞에 대기하고 있는 차량을 타고 떠나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적어놓았다. 아파트계약자 동의없는 시공사변경 진행과정에 대한 부당성과 사업계획변경 승인에 대한 결정기관인 구청의 신중한 행동을 부탁하기 위해 구로구청장을 만나러갔던 것이라고 이유를 밝힌 김 씨는 글을 통해 "앞으로도 구민의 애로사항을 접수받고 면담할 때 일정에만 있고, 시간 날 때만, 그리고 정식으로 요청 들어올 때만 만나주겠다는 것이 구청장 자세인지 궁금하다"고 따져물었다.

 이날 김 씨와 함께 구청장 면담을 하려 했다는 이모(입주예정자) 씨는 "22일 저녁 7시 시행사가 시공사변경사업 설명회를 구로구민회관에서 진행한다고 해 그 전에 주민민원을 구청장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직소민원실에 가서 잠깐 면담을 신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구청장은 6시가 되자 다른 일정이 있다며 구청 공무원들이 민원인을 막는 사이 쏜살같이 차를 타고 갔다"며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구로구청 직소민원실 관계자는 "고척우방유쉘 입주자들이 전화 한통 없이 바로 민원실로 와서 면담을 요청했다"며 "구청장님이 민원인을 피하지 않지만 그날은 일정이 있었다. 구청장 면담에는 절차가 있는데 고척우방유셀 입주자들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청장 면담 절차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 부서와 충분히 협의를 거치고 해당 부서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면담날짜를 잡고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구청측 답변에 고척우방유쉘의 한 입주예정자는 "사전에 약속을 잡지는 않았지만 30여명의 주민들이 찾아가 잠깐 만나자고 한 것인데 절차를 들어 만나주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구청 자치법규 홈페이지 구로구지방공무원복무조례 공직자 행동률에 보면 '찾아오는 주민은 우선적으로 맞이한다'고 되어 있는데 과연 이 조항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절박한 마음에 구청장을 찾는 민원인과 절차와 형식을 따지는 행정책임자들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민원인의 불만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2009년 8월 3일자 3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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