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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나를 비추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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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나를 비추는 거울"
  • 구로타임즈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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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를 노래하는 가수 안치환



"단어의 껍데기를 노래하기보다

절실함을 가슴으로 전달하고 싶어



오는 4월 새앨범 펴내기 위해 분주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 어머님의 눈물이 / 가슴속에 사무쳐지는 / 갈라진 이 세상에 /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 / 참세상 자유 위하여 / 시퍼렇게 쑥물 들어도 / 강물 저어가리라...(솔아, 솔아, 푸르는 솔아)

80년대 산 세대라면 화약냄새 자욱한 시위현장에서 통기타를 치며 한번쯤 불러 봤을 노래다. 당시 노동자 자취방 알전구 아래 모여 귀퉁이 깨진 통기타를 퉁기며 노동자들의 힘든 삶의 애환을 승화시킨 노래다. 바로 이 노래의 주인공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였던 안치환이다.

6집 앨범발표 후 한동안 콘서트에 전념해 온 그가 지난해 4월 6.5집 Remember(기억)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전사시인'인 故김남주 시인의 시를 노래 속에 담았다. 10개 가사 중 7개는 '자유', '저 햇살이 창살에', '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입니다' 등은 기존 곡이고, '지는 잎새 쌓이거든', '똥파리와 인간', '산국화'는 새롭게 선보인 노래다.

"불꽃처럼 살다 가신 김남주 시인께서는 평소 음악적 영감과 노래의 바른 길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생전에 그 분께 느낀 점이 있다면 어른으로서 눈빛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분께 음반을 받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으로 제작에 임했습니다."

생전 김남주 시인과의 만남에 대해 얘기를 털어놨다. "노래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잡지 못할 때 방황을 했습니다. 그 시기 김남주 시인은 나에게 분명한 확답을 주었지요. 노래란 어떠해야 되는지, 노래 부른 사람은 어떤 힘을 가져야 하는지 일깨워 주었어요." 차분한 목소리로 김 시인을 회상하는 안치환은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84년 연세대 신학대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하자마자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간 동아리가 진보적 노래 동아리 '울림터'였다. 그에게 민중가요는 무언가 힘을 보여줬고 노래패 '새벽'.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의 활동은 평생 그를 노래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노래는 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조국, 민중, 통일이라는 단어를 껍데기로 노래하기보다는 그것들의 절실함을 사람들 가슴속에 전달하고 싶군요."

지난 1월 27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故 김광석 가수의 추모 5주기 콘서트를 동료가수 강산에, 윤도현, 윤종신 등과 함께 마련, 성황리에 끝냈다.

민중가요를 불렀던 80년대, 그후 제도권에 진입해 섬세하고 진솔한 인간적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는 "시대와 대중은 같이 가는 것이라고 봐요. 대중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기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가 가장 좋은 노래가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현재 간간이 지방 공연만 하며, 오는 4월 새롭게 선보일 앨범제작에 여념이 없다.

안치환은 인접구인 양천구 신정동에 살고 있으며, 부인 김미옥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있다. 3356605@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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