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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한숨소리 '푹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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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한숨소리 '푹푹'
  • 황희준
  • 승인 2009.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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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金치 … 치솟는 물가
 구로동에서 칼국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는 오늘 아침 도매업자와 한바탕 언쟁을 벌였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초만해도 3통에 4천원하던 배추가 최근에는 4배가 넘는 1만7천원이다. 칼국수 집이다보니 김치를 안 내놓을 수도 없고, 식자재 가격은 너무 올라 적자를 보니 스트레스만 쌓인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음식 가격을 올리려고 벽에 써 붙여도 보았지만 경기불황인 요즘, 그것도 쉽지 않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시름만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배추, 삼겹살, 닭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먹을거리 가격이 최근 폭등, 식당에 비상이 걸렸다.

 식당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 심각하다. 구로구민회관 근처 칼국수집에서 일하는 최옥심 씨는 배추 한통에 1,2천 원 하던 것이 지금은 4천원이 넘었다고 말한다. 구로2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일 씨는 "삼겹살은 작년 10월에 kg당 9천원 정도 하던 삼겹살이 요즘은 1만4천원 정도 한다"며 날로 높아지는 체감 물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문제는 물가가 치솟지만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는데 있다.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음식가격을 올려야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고 다른 가게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선뜻 음식 값을 올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옥심 씨는 "계절적 요인도 있어 배추가격이 상승했는데 빨리 물가가 안정되길 바라는 것 말고 다른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한다. "칼국수 가게 반찬이 김치 하나인데 안 내놓 수도 없어, 정부에서 하루빨리 물가를 안정시켜주길 바랄 뿐"이라고.

 고심 끝에 음식 가격을 올리고, 인건비를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구로2동에서 5년째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진인호 씨는 "작년 9월 경제위기이후 매출이 20% 정도 떨어졌는데 삼겹살 가격은 계속 올라 대책으로 음식 가격을 올리고, 올 2월부터 일하는 사람도 줄여 운영비를 절약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음식점을 몇 년 운영해보니 손님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음식의 맛이라는 걸 알았다"는 진 씨는 "물가가 올라 가격을 약간 올리더라도 음식 맛은 이전과 똑같이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음식 가격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진 씨는 앞으로가 더 고민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보통 삼겹살은 여름이 성수기여서 5월부터 9월까지 가격이 오르고 다른 기간은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그런데 아직 5월도 안 됐는데도 벌써 계속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올 여름에는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진 씨는 "이렇게 삼겹살 가격이 계속 오르다가는 횟집에서 파는 옥돔처럼 '시가 판매'라고 메뉴판에 적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중소형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하나같이 현재의 대책으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구로시장 인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한 식당 주인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사료가격 상승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 양돈농가에 사료값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공급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고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까지 촉구했다.





◈ 이 기사는 2009년 4월 27일자 2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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