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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놀며 배우며 쑥쑥자라는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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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놀며 배우며 쑥쑥자라는아이들
  • 공지애
  • 승인 2009.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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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육아품앗이로 쑥쑥
 "아이를 키우다보니 여기 저기 엄마들 모임이 많고 모이면 순 사교육 얘기만 넘쳐나더라고요. 나름대로 엄마표로 아이를 가르쳐보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육아품앗이를 생각해봤죠. 여기저기 공개 품앗이를 찾아봤지만 참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더군요. 그래서 제 아이를 위해서라도 직접 품앗이를 만들어보자고 했죠."

 그렇게 박옥희 씨(34, 온수동)는 2007년 8월에 "놀며배우며쑥쑥자라는아이들(이하 놀배쑥)"이라는 육아품앗이를 만들고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nolbae)도 개설했다.

 첫 모임에서 품앗이 성격과 방향을 엄마들끼리 의논하고 정한 뒤, 두 번째 모임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품앗이를 하니 아이에게 친구가 생기고 엄마에게도 육아에 대한 많은걸 공유할 수 있어 힘든 육아에 대해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참 좋아요. 자연스레 사교육도 줄고 품앗이 하나에 만족하게 되더라고요. 이 좋은걸 나만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여러 팀이 생길 수 있도록 모임을 추진하고 품앗이 방법을 알려주어 현재 놀며배우며쑥쑥자라는아이들팀, 새콤달콤팀, 햇살팀, 동글동글팀, 생각이 자라는 아이팀 하늘놀이터팀 등 6개 팀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매주 수요일 11시 팀별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각 가정에서 진행되고, 당번 가정 엄마가 그 날의 교사가 된다.

 수업 전에 미리 계획서와 후기를 카페에 올려 다른 모임 엄마들과 공유한다. 영어는 교재를 선정해 그 교재에 맞춰서 진행하고, 음악은 그동안 문화센터에서 배운 것이나 엄마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수업을 한다.

 미술은 전공한 엄마들이 맡아 진행하고, 나들이는 단체로 공연을 보거나 박물관, 체험전, 놀이센터를 다니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딱 맞는 맞춤수업이 되었다.

 "품앗이에 대한 관심은 엄마라면 누구든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누구든지 품앗이는 할 수 있는데 단지 방법을 몰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카페 회원만 되면 누구든 품앗이 교육내용을 볼 수 있게 해놓았어요."

 친구 소개로 놀배쑥에 참여한 전수진 씨(36, 온수동)는 "아이가 처음엔 울고 뺏기고 싸우더니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규칙을 정해가더라고요. 친구의 특성을 터득하면서 기다릴 줄도 알게 되고 조심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그 안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또 우정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라며 품앗이 육아의 장점을 설명했다.

 처음엔 만들기, 미술 위주로 수업을 하다 작년부터는 영어 미술 음악 촉감놀이 등 테마를 정해 수업을 진행한다.

 "저희 놀배쑥팀엔 다은어머니 강미영 씨가 미술을 전공해 천연염색과 촛농으로 그림그리기, 감자즙이나 포도즙으로 찍기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물감놀이를 하고 싶지만 입에 들어 갈까봐 잘 주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과일 채소를 사용하니 원없이 만지고 놀았죠. 하하."

 이미선 씨는 얼마 전 화곡동으로 이사간데다 둘째 출산이 임박했는데도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강미영씨도 둘째 임신으로 입덧이 심하지만 모임에 빠지는 법이 없다.

 "올해는 주제수업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져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려고 해요. 책읽기 수업이나 미술 등 특기수업이나 나들이가 많아질 것 같아요."

 박옥희씨는 육아품앗이가 지역에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품앗이 각 팀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놀배쑥에 참여하는 엄마들은 한 결 같이 이렇게 말한다.

 "육아 품앗이! 정말 좋아요. 제가 지금까지 내 아이에게 해준 일 중 가장 잘한 걸 꼽으라면 바로 육아품앗이를 선물해주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육아품앗이를 통해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답니다."




◈ 이 기사는 2009년 3월 30일자 29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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