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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고척동 야구장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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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고척동 야구장건립
  • 송지현
  • 승인 2009.03.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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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 이어 소음 먼지 교육환경 '몸살' 우려 잇따라
▲ 고척동 운동장과 문화·체육시설 등을 건립하기 위한 공사가 최근 시작된 고척동 운동장부지.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발에 따른 현실적 고민의 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경인로변 교통체증, 소음, 먼지, 교육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와 대책을 요구하는 소리가 그것이다.
 서남권 야구장이 들어설 고척동 구 세아제강 부지에 지난달 말부터 공사를 위한 담장이 설치되면서, 야구장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으로 지역의 고민거리였던 이 부지에 야구장과 문화체육컴플렉스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고척동, 개봉동 지역은 물론 구로 전역의 주민들도 새로운 명소 출현이라며 발전과 변화에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야구장 부지 인근의 학교, 병원, 아파트 주민들은 새로운 걱정거리에 기뻐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 "공사기간이 1년이 넘는다는데, 먼지나 소음에 대한 대책은 있겠죠?"

 인근 한마을아파트에 사는 정모 씨는 큰 공사에 따른 먼지나 소음 대책을 먼저 걱정했다. 이 걱정은 공사장에 바로 인접한 학교에서도 마찬가지.

 경인고등학교 장춘길 교장은 "여름이면 창문 열어놓는 날도 많다"면서 "인문계고등학교 특성상 야간자율학습도 진행하는데 어쩌면 하루 종일 먼지와 소음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특히 "공사장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는 건물은 더 심각할 것 같다"며 공사현장에 관심을 보였다.

 공사기간뿐만 아니라 완공 후 소음도 인근 학교로서는 신경 쓰이는 문제.

 역시 야구장에 인접한 고원초등학교 조창신 교장도 "아마야구는 배트가 알루미늄이라 공을 쳤을 때 그 소리가 날카로운 게 특징인데, 하프돔 야구장으로 일부 개방되는 구조라 신경이 쓰인다"면서 "개방되는 방향이 학교 쪽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개교한 지 얼마 안 돼 냉난방 시설이 잘 갖춰져 경기가 있는 날 창문을 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조 교장은 덧붙였다.

 야구장 건너편에 위치한 구로성심병원도 공사 환경에 관심을 둬야하는 상황.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먼지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대책을 세우지 않겠느냐"며 믿고 싶다는 의견을 보였다.


 ■ 이뿐만 아니라, 교육환경과 아이들 안전에도 더 치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해졌다는 분위기다.

 공사중 덤프트럭 등 대형 차량 출입으로 인해 교통안전 문제는 특히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 근래 화두가 되고 있다고. 경인로를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차량과 직접 통학로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아파트 출입구만 나서면 만나는 길목이라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인고등학교 측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교육환경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 교장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 중 교육적으로 해가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 "경기가 있는 날은 낮부터 술을 비롯한 먹을거리가 등장할 것인데, 이는 면학 분위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며 학생 지도에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한 표정을 지었다.


 ■ 교통문제는 이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지점.

 한마을아파트 정모 씨는 "안 그래도 너무 막혀 늘 매연과 체증에 힘들었는데데, 벌써부터 그 걱정에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이사라도 가야할까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민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경인고측도 "교통영향평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빨리 실시해서 개선방향을 내놓았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 지역사회내에 이같은 우려와 걱정을 더욱 증폭시키는 데는 인근 학교와 주민들이 야구장 건립에 대해 분명한 상황 판단이 어려운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경인고로 부임한 장춘길 교장은 "야구장이 지어진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는데, 바로 학교가 옆에 있으니 시나 구에서 자세한 설명이나 대책 등을 상의할 줄 알았는데, 며칠 전부터 공사장 펜스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는다.

 이런 걱정은 학교만이 아니다. 경인고에 다니는 아들을 둔 남모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공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학부모들도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측도 "얼마 전부터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간담회나 설명회라도 있어야 우리도 준비도 하고, 대책도 마련할 것인데 신호조차 없으니 아무래도 우리가 먼저 두드려야 할 것 같다"고 학교 한 관계자는 답답한 심경을 다시 한번 토로했다.



서울시 대책 무엇인가
"주민 학교 상대 설명회는 구로구 몫"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사 기간은 물론 완공 후에도 주민들이나 학교 측의 불편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인근에 학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설계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담당자는 "공사기간에도 학교 쪽으로 방음벽을 철저히 설치하고, 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 뿌리기 작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자체 계획을 설명했다.

 개방구조방향에 대한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야구의 타구방향이 안양천 쪽으로 향하도록 설계를 하고, 전체적으로 그늘막 형태라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인근 아파트에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또 조명시설도 지붕 아래쪽에 설치해 확산을 막는 장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근 주민이나 학교를 상대로 한 간담회나 설명회 개최에 대해서는 "서울시는 구로구를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학교나 주민간담회는 자치구가 진행해야할 사항"이라고 답하며, 야구장 개요나 시설에 조금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로구 문화체육과 측은 "주민들의 입장과 편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서울시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주민대표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구의원들도 현장을 방문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경인로의 심각한 교통체증도 현장을 잘 알아야 더 정확한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 하에 당초 서울시가 진행하기로 한 교통영향평가도 구로구가 직접 추진,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2009년 3월 16일자 29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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