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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이젠 폐기물처리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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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이젠 폐기물처리장까지?
  • 송지현
  • 승인 200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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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동에 추진 논란... 인접 광명시 주민 강력반발
▲ 천왕동 243-3번지 일대 도시개발구역 내 공원 지하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을 세우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설 예정부지 인근의 광명시 주민들이 강력 반발, 지난 23일 오전 구로구청 앞에서 15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천왕동 243-3번지 일대 도시개발구역 내 공원 지하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을 세우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설 예정부지 인근의 광명시 주민들이 강력 반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왕동이 개발움직임속에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 추진 배경 및 과정 = 구로구에 따르면 현재 항동 재활용품 선별장이 수목원 조성사업으로 철거되고, 냉장고 등 대형폐기물 처리시설인 고척동 집하장 임차부지가 계약해지에 직면했으며, 천왕동 대행업체 적환장 이전이 예정되어 있어 새로운 대체 시설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구로구는 천왕동 도시개발구역 내 243-3번지에 조성 예정인 근린공원 지하에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천왕동 개발사업자인 SH공사를 통해 지난 1월 22일 서울시 도시관리과에 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 1월 28일 천왕동 예정부지와의 인접지역인 광명시에 협조요청을 보내 의견을 물었고, 광명시는 2월 6일자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서울시로 보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예정부지 인근 에 소재한 경기도 광명시 광명 5, 6, 7동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접수하고 지난 2월 19일 구로구청을 방문해 사실 확인과 더불어 항의와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또 23일에는 광명시의원과 주민 150여명이 전세버스 3대에 나눠 타고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구로구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천왕동 폐기물 처리시설 계획= 천왕동 243-3번지에 들어설 계획으로 알려진 폐기물 처리시설은 6,807㎡(2,059평) 면적에 지상은 근린공원, 지하1층은 재활용품 선별실 및 대형폐기물 파쇄시설, 지하2층은 생활폐기물 적환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시설은 2020년 예상기준으로 하루 재활용품 40톤, 대형폐기물(가전제품, 장롱) 20톤, 생활폐기물 350톤 등 총 41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 이를 위해 총 사업비 285억원을 들여 2010년 12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 광명시 주민들 반대 이유= 광명시 주민들이 천왕동 시설에 반대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사람 사는 동네 주변에 쓰레기 관련 시설을 지을 생각을 하는 것도 못마땅하고 사전에 천왕동 주민들은 물론 광명시 주민들에게 주민설명회나 공청회조차 열지 않은 게 괘씸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사항은 좀 더 구체적이다. 23일 시위에 나선 광명6동 통장협의회 이용희 회장은 "폐기물 처리시설 설립이 추진되는 곳은 광명 5, 6, 7동에서 직선으로 약 400미터 떨어진 곳으로 가까이는 현진에버빌, 월드메르디앙 아파트에 약 1200세대가 살고 있는 곳"이라며 "먼지나 냄새 등 환경오염은 물론 쓰레기 차량 출입으로 인해 주거환경이 급격히 나빠질 것이 당연해 여기(시위현장)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광명시 주민들은 자신들의 주거지역과 가까운 천왕동에 교도소가 이전함으로써 이미 심리적 저항이 큰 상태에서 폐기물 시설이 들어온다는 사실에 더욱 반발심이 커졌다며 분노했다.

 ◇ 천왕동 주민들 '황당' = 천왕동 주민들도 지난23일 구청 앞 집회에 광명주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등포교정시설 이전으로 얽힌 감정적인 불만도 쌓인데다가,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니 더 할 말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광명 주민들 앞에 선 한만선 천왕동대책위원장은 "영등포 교도소 이전으로 갈 곳을 잃은 우리들에게 또 다시 이런 시설을 밀어넣으니 더욱 화가 난다"면서 "힘을 합쳐 제대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왕동 폐기물 처리시설예정부지와 가까운 경기도 옥길동 주변은 공장이 대부분이라 "사람이 적어 이쪽으로 옮긴다"는 구로구청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광명 주민들은 "천왕동으로 교도소 옮길 때 사람이 별로 없는 동네라는 이유를 댔다고 하는데, 천왕동 주민이나 우리도 사람으로 안보이는 모양"이라며 천왕동 주민들과 뜻을 같이 하기도.

 ◇ 구로구청 해명 = 이같은 광명주민들의 분노에 대해 구로구청 클린도시과 강병훈 주임은 현재의 상황은 '광명 주민들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천왕동에 들어설 시설은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일으킬 수도 있는 소각장이나 매립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발생하는 재활용품 분류, 냉장고 등의 대형 폐기물 처리, 생활쓰레기 처리를 위한 중간 적환장이라는 것이다.

 인근 주거환경을 해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 주임은 "지상은 공원으로 조성되고 모든 시설은 지하로 지어지기 때문에 전망을 해치기는 커녕 오히려 쾌적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차량기지 북단 지상에 있는 구로구 쓰레기 대행업체 적환장 3곳이 지하로 들어오게 될 경우 인근 환경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차량 출입도 아침 7시 이전에 작업을 마무리해 주민 주요 활동 시간과 겹치지 않으며 도로도 광명시 주요도로가 아닌 조만간 완공 예정인 계수대로를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광명 주민들과는 지난 23일 집회 때 만나서 차후 타당한 대안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받아들여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구청 마음대로 무조건 임의로 끌고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민설명회 요구에 대해서는 "폐기물처리법에 따르면 중간처리시설인 천왕동 시설의 경우 주민설명회를 꼭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 서울시의 입장 = 천왕동 폐기물 처리시설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되어야 건립될 수 있는 시설이다. 서울시 도시관리과 강종삼 담당자는 "광명시가 꼭 동의를 해야만 지을 수 있는 시설은 아니지만, 극심한 반대는 아무래도 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SH공사도, 구로구도 유관기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까지 수렴한 후에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2009년 3월 2일자 2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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