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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줄이고 구청에 '본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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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줄이고 구청에 '본때' 보이고
  • 송지현
  • 승인 2008.1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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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3회 구의회 예결산위, 내년도 구로구 예산심의 결과
구로구청이 편성해서 제출한 내년도 구로구 예산안 2,818억 2,700만원에 대해 지난 12월 10일 구로구의회 예결산위원회가 심의를 마친 결과, 행사성 경비는 대폭 줄이고 과별 일반운영비 기본경비는 10% 일괄 삭감하는 등 전시성 일회용 행사와 내부 살림살이에 바짝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끝난 예결산위 심의 결과 일반회계 세출예산안 2,721억원 중 7억156만원이 늘어나고, 23억 2,983만원이 삭감돼 세출예산은 2,704억 7,173만원으로 정해졌다.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은 97억 2,700만원으로 조정된 내역이 없다.


◆ 행사성, 선심성 행사에 ‘메스’

이번 구의회 예결산위원회에서 가장 공을 들여 검토한 부분은 행사성 경비와 불필요한 직원 교육 및 워크숍. 과별 운영비 10% 삭감을 시작으로 메스를 들이댔다.

구청 조직경영과에서 요구한 직원 콘도회원권 구매 예산은 지난해 2억 7,600만원에서 16구좌를 더 구매한다며 4억원 예산을 제출했으나, 2억원이 잘려 결국은 지난해보다 못한 2억원으로 결정됐다.

이외에도 직원해외연수(2,500만원↓), 관리자변화혁신교육(2,550만원↓) 등 직원 연수 및 워크숍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반장역량강화 교육(1,200만원↓), 통장 자질향상을 위한 워크숍(4,000만원↓)도 전액 삭감돼,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학원, 대학 등 직원능력개발비(1,500만원↑)는 증액해 총 6,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깔끔이봉사단 관련 예산에도 손질이 가해졌다. 그동안 견학이란 이름 아래 관광성, 선심성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받았던 우수깔끔이 선진도시견학 예산(3,15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반면 한마음연수는 청소관련 공무원연수(450만원↑), 깔끔이봉사단(2,550만원↑) 부문에서 예산이 증액돼 전액 삭감된 우수깔끔이 예산과 비슷한 규모로 전체 총액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예결산위원회 최미자 의원(구로3,4/가리봉)은 “우수깔끔이 예산은 기존 봉사단을 위한 것이라면, 한마음연수는 신입봉사자까지 아우르는 행사라 회원을 더욱 늘리고 열심히 뛰자는 의미에서 증액한 것”이라며 예산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 SKY반 예산 없고 계도지 예산은 늘고

교육관련 행사성 예산과 선심성 예산도 조정됐다. 학교환경개선지원사업(6억원↓)이 크게 삭감돼, 20억원으로 예산을 결정했다. 또 학교별토론회 예산(2,000만원↓)과 평생학습축제(1,630만원↓),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3,400만원↓) 등도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두 삭감됐다. 반면 신규사업으로 진학률우수학교 인센티브제도를 제안하고 1억원의 예산을 책정, 지나친 경쟁 중심의 정책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예상된다.

한편, 일명 성적우수학생 대상으로 한 통합논술반 운영을 위한 예산은 올해 예산안에 올라오지 않아 교육구로를 대표하는 정책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아끼지 않았던 사업을 정리하는 배경에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오프라인 구정홍보 활성화 사업 에는 지난해보다 1억 700만원(21.30%) 늘어난 6억 926만원이 예산안에 올랐으며, 조정없이 원안으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1억여원이 늘어난 항목은 구독료 및 광고료로 연 5억 8,260만원에 달했다. 이 안에는 일명‘계도지 예산’으로 불리는 서울신문 구로오늘신문 등 통반장 구독료 3억4천만원등의 신문구독료가 포함돼있다.

사회복지박람회 개최(7,000만원↓)와 여가지원 관련 웹사이트 구축(4,100만원↓)도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 어려운 시기, 관행사도 절약

올해 전국대회로 치러진 넥타이마라톤대회 예산은 당초 예산에 따르면 3억 4,730만원이었으나, 예결산위에서 1억 4,730만원이 삭감돼 올해 1억 5,030만원보다 5,000만원 증액한 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부분과 관련해 의회 예결위에서는 올해 마라톤대회를 전국대회가 아닌 구로대회로 치를 것을 요구하면서 예산을 책정했으나, 구로구청이 대회를 치르면서 전국대회로 강행하고 주관부서인 지역경제과 예산을 넘어 타 부서 예산까지 끌어와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양천 관련한 행사성 경비도 대폭 줄였다. 작은 부분에서부터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는 예결산위의 방침에 따라 일년에 9회에 걸친 안양천 걷기 대회 현수막도 매번 바꾸지 말고 계속 사용할 것을 요구하면서 홍보비를 줄였고, 200만원에 달하는 축하공연 사례비도 구로주민의 참여로 만들자는 취지로 전액 삭감했다고 구의회 측은 밝혔다.

아트밸리 예술극장 기능보강 사업도 11억 1,500만원을 요구했으나, 지은 지 2년도 안 된 시설의 보강 예산이라는 점과 구체적 계획과 내역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2억원을 내렸다. 한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내년도 위탁운영비용으로 22억 2,325만원이 예산안에 편성됐다.


◆ 구의회 무시하는 구청에 반발 ‘한마음’

이번 예결산위 예산심의 결과를 놓고, 구의원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 지난해 구정질의 때 지적한 문제점을 올해 예산 심의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와 더불어 근래 구의원들이 느끼고 있는 구청의 ‘제멋대로 집행’에 대해 일침을 가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기 맞물리면서 과별 운영비를 줄이고, 구청장 생색내기용 예산에 과감히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원 중 한 명은 “구의원들이 열심히 예산을 책정해놓으면, 구청장이 정치적 생색내기용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이런 분위기는 어느 정당인가와 상관없이 이미 팽배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예결산심의 분위기를 살짝 귀띔했다.

한편, 지난 주 내무행정위 예결산심의를 참관한 구로급식운동본부 회원들은 끝내 학교급식 지원에 관해 내년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점에 대해 “허수아비 조례를 제정해놓고 아이들 건강에는 관심 없는 구로구청은 물론 한마디 언급도 없는 구의원들에게 실망을 금하지 못한다”며 구청이 편성해온 예산을 줄이고 늘이는 것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예산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구의원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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