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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인문학 향연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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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인문학 향연에 빠지다
  • 공지애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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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구로생협 인문학모임
인문학은 함께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학문, 즉 삶의 의미를 찾는 학문이다. 그러나 경제 위주로 줄달음쳐온 우리 사회는 실용주의를 추구하면서 차츰 인문학을 뒷자리로 내몰고 있다. 이처럼 건조하고 메마른 시대를 자란 아이들이 중장년이 되었을 때 이 사회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구로생협 회원 가운데 뜻이 맞는 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인문학모임을 결성했다. 제1주제로는 ‘자녀교육’으로 삼고 도서를 선정해 읽은 뒤 함께 토론을 벌인다.

이번 모임엔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의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라는 대안학교이야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직장이냐 양육이냐, 애착 충족이 관계 형성에 미치는 영향, 내 자녀를 어떤 잣대로 판단하고 평가하는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자칫 활동량이 많은 아이는 차분함을 배우라고 바둑을 가르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차분한 아이에게는 태권도를 배우면서 활동적으로 바뀌길 기대하죠. 하지만 오히려 반대예요. 에너지가 많은 아이는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차분하고 내성적인 아이는 차분한 취미를 갖게 하는 것이 좋아요. 이런 아이를 사람 많은 곳에 내몰면 오히려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홍은경씨(40, 개봉동)는 부모의 생각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에게 맞는 놀이나 취미, 특기를 살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라는 결론이었다.

박지연씨(37, 고척2동)는 “세상을 바라볼 때 관심 밖의 분야나 문제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혼자 읽을 땐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함께 읽고 의미를 찾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어서 꼭 필요한 모임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멀리 광명에서 찾아오는 장옥경씨(42)는 “교육문제에 대한 걱정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좋다.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에 위로와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에요. 일상을 탐구하게 되고, 함께 모임을 갖는 부모님들과 공감대가 형성되고 소통이 되어 기뻐요.”
오미희씨(33, 고척2동)는 17개월 된 아기를 업고 오면서도 인문학모임이 즐겁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대안학교 관련도서를 읽으면서 구로구에도 ‘하자센터’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놓았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학교나 유치원을 가지 않으려고 할 때, 다그쳐서 등교를 시킬 것이 아니라 한 번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반드시 이유가 있으니까요.”

인문학모임 회원들은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바라보고 판단하지 말고, 자녀의 눈높이를 맞춰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자녀를 바라보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현 교육실태의 문제를 보안할 수 있는 대안찾기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문의 2611-2124.


■ 회원 : 홍은경 이미연 박기일 홍준호 공병례 박지연 오미희 장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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