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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52] ‘구로하숙생’ 아닌 ‘구로주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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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52] ‘구로하숙생’ 아닌 ‘구로주민’으로
  • 송지현
  • 승인 2008.09.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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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추천릴레이(52)_박은희(33. 오류2동)
박은희 씨는 2003년 성공회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대구에서 올라와 오류2동에 자리를 잡았다.

학교와 가까워 선택한 동네지만, 교통이 편하고 전세값도 싼 편이라 구로에서의 생활이 팍팍하지만은 않다. 또 서울 외곽이라서 그런지 공기가 좋은 것 같아 대학원을 마친 지금도 다른 동네로 이사 갈 생각은 아직 안해봤다. 하지만, 그 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고 박씨는 전했다.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길이 어두워 좀 무섭기도 하고 도심에서 택시 탈 때 택시기사들이 꺼리더라고요.”

박은희 씨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에서 일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다. 내년이면 창립 20년을 맞는 참학은 청소년들이 입시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지닌 저마다의 빛깔들을 살릴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학부모 단체다.

일하는 곳이 학부모 단체이다보니 박씨는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다. 얼마전 끝난 서울시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수월성 교육을 표방하면서 교육격차가 벌어지게 될 것 같아요. 2010년부터 시행되는 학교선택제도 그렇고, 국제중 건립, 0교시 방치, 우열반 편성….”
참학은 이런 정책의 시행으로 생기는 차별사례를 수집해 국가 상대로 법적 소송까지 할 예정이라고.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고 우리 아이들 교육에 어떤 치명타를 입히는지, 실제로는 어떤 차별과 불평등이 있는지 알리는 것이 필요해요.”

박씨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교육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전한다. 특히‘학교폭력위원회’같은 조직에 관심이 많다. 원래 취지는 학생들을 선도하고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징계와 퇴출시키는 일을 먼저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만큼 학생들의 인권과 복지까지 생각하면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손잡고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하는 일에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주변 지인덕에 구로타임즈를 자주 접했다는 박 씨는 지역신문이 구청소식만 전하는 홍보지인 경우도 많은데, 구로타임즈는 좀 달라보인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고민하게 만들더라고요. 앞으로도 사람 사는 이야기,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편하고 읽기 쉬운 신문으로 주민 곁에 있었으면 합니다.”

이제부터 일주일마다 배달되는 구로타임즈를 통해 잠만 자는 구로 하숙생에서 지역에 애정과 관심을 갖는 진정한 구로주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 같다며 뿌듯한 마음으로 밤늦은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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