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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의 시원당당 여름나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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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의 시원당당 여름나기 현장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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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찜통더위, 물렀거라"
입추로 들어서는 절기에도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묘안을 찾으며 한여름 뜨거운 태양에 맞서 당당히 여름을 보내는 이웃들을 만나보았다.


◎“꿈이 있어 덥지 않아요”

구로3동 치킨집에서 일하고 있는 김영태(24, 가리봉1동) 씨는 섭씨 175도에 달하는 치킨 기름통 앞에서 한여름을 보낼 계획이다.

“한여름에는 가게 밖 거리가 더 시원해요.” 30도를 오르내리는 거리가 시원하다니 김 씨가 서있는 자리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간다. 겨울에도 땀이 난다고 하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시원한 민소매티셔츠에 앞치마를 매고 뜨거운 기름통 앞에 서있노라면 흐르는 땀을 주체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직접 개발한 튀김옷과 양념이 맛나다는 손님들의 칭찬에 어느새 더위는 싹 가신다고.

“처음엔 몇 초도 기름통 앞에 서있지 못했어요. 이제는 견딜만합니다.”
가게 안에 선풍기를 틀어놓는 것은 연기와 냄새를 빼기 위해서다.

치킨을 튀긴 지 이제 1년 조금 넘었다는 김 씨가 이렇게 힘든 여름을 덥다하지 않고 보내는 힘은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흘린 땀만큼 요리사의 꿈도 점점 커져가는 그의 환한 미소가 유난히 빛나보였다.

◎“도서관이야말로 최고의 피서지”

작열하는 태양이 도로를 뜨겁게 달구던 날, 구로도서관에서 만난 김용구(55, 구로5동) 씨는 윗옷 단추를 여유롭게 풀고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뭔가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10년 살다가 일 년전 한국에 들어왔다는 김 씨는 현지에서 배운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영어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제안서를 작성하기위해 요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고.

“도서관에 오면 시원해요. 더위도 피할 수 있을뿐더러, 책도 보고 잡지도 보면서 자기 계발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으니 여름 보내기에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요?”

구로로 이사온 지 한 달밖에 안된 구로새내기 김용구 씨는 집에서 5분도 채 안되는 곳에 이런 도서관이 있어 이번 여름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송지현 기자




◎ 농사짓다 친구와 나누는 대포한잔의 맛

항동에서 농사를 짓는 한석하(79, 개봉3동) 씨는 군대 제대 후 평생 농사를 지어온 농사꾼이다. 제대 후 재작년까지 50년동안 천왕동에서 농사를 짓다 영등포교정시설이 천왕동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지금은 인근의 항동에서 콩을 비롯한 밭농사를 짓고 있다.

더운 날씨에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한 씨는 “요즘은 너무 날씨가 더워 아침, 저녁으로 밭농사 일을 하고 점심시간에는 보통 동네 친구들과 소주도 한잔 마시고 얘기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더위를 이기는 나름의 비법을 묻자 더위를 이기는 비법이 어디있냐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한 씨의 미소에서 50여간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조화롭게 사는 법을 터득한 사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 페달밟으며 더위 잊지요

“자전거 타고 행주대교나 잠실대교까지 다녀와요. 자전거는 관절에 무리가 안 가고 전신운동이 돼서 좋습니다.”

안양천에서 만난 정두기(46, 구로2동) 씨는 7월의 폭염을 자전거를 타고 행주대교등까지 갔다오면서 즐기고(?) 있었다.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틀에 한번 씩 쉬는 날에는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으로 나오는게 생활화됐다고. 행주대교까지 갔다 오는데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익숙해져 쉬는 시간을 포함해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저녁때는 운동하러 나온 사람이 많아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달리는 경우가 있어 매우 위험해요".

자전거 인구는 상당히 많아졌는데, 안양천 안전대책은 제자리걸음인 것같아 아쉽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속에 페달을 밟으며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기고 있었다.


황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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