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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우둥불 공연예술놀이터 진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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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우둥불 공연예술놀이터 진행팀
  • 공지애
  • 승인 2008.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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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청소년 문화예술의 불씨 지펴
▲ 왼쪽으로부터 임은혜, 장소익, 김형원, 염찬희.
“초록 빛 짙은 여름 나무처럼 씩씩하고 싶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새처럼 자유롭고,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들처럼 도전하고 싶다!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내 끼를 마음껏 펼쳐보고 싶다!”
구로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인 ‘우둥불 공연예술놀이터(7월 23~26, 장소: 성공회대학교)’(이하 우둥불)가 올 여름에도 찾아왔다.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싹틔워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우둥불이 벌써 세 번째 나래를 폈다.

“춤놀이, 접시·버나 돌리기, 장다리 타고 탈놀이하기, 그림자극 놀이, 포이 돌리기와 대동놀이 등 평소 접하지 못했던 예술문화를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고, 모둠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나누는 삶을 경험할 수 있어요.”
기획총괄을 맡은 임은혜(36)씨는 지난 2005년 구로타임즈가 기획 보도한 ‘지역정체성과 구로콤플렉스 대해부’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지역주민 4명 중 한명이, 청소년은 5명 가운데 1명이 구로구에 사는 것을 말하기 꺼렸던 경험이 있다’는 본지의 설문조사결과 기사를 읽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구로에 사는 것을 부정하고 싶은 문화적 배경 속에서 어떻게 청소년들에게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 주체로 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우둥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작년에 처음 시작한 우둥불은 5일간 진행되었고 마지막 날 발표회에는 지역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찾아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임은혜씨는 그동안 지역청소년과 주민들이 얼마나 문화예술에 목말라하고 지역공동체의 유대감과 소통을 필요로 했는지를 확인하게 되었다.

“1회 우둥불에서 포이돌리기를 배운 대동초등학교 어린이 열 명이 우둥불이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만나 기술을 수집하고 연습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올 2월에 열린 우둥불 개막공연에 올렸는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이 열 명의 아이들을 1회 우둥불로 초대한 주인공은 바로 김형원(40, 기획진행)씨다. 대동초등학교 교사인 김형원씨는 매년 반 아이들에게 포인트제도를 실시해 포인트가 가장 많은 열 명을 뽑아 홈커밍데이를 하거나, 수영장에 데려가거나 문화공연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사비를 털어 우둥불에 등록해 5일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대중문화에 길들여져 있잖아요.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낯선 놀이에 탐탁치 않아하던 아이도 있었어요. 그런데 3일 째부터는 관심을 기울이고 또래와 어울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 아이들이 지금까지도 우둥불에 참여하면서 수줍음 타던 아이는 적극적으로 성격이 바뀌고, 나만 알던 아이가 주변 현상에 관심을 기울이더라고요. 전교회장에 출마하거나 반 회장, 부회장이 되기도 하고, 성적이 전보다 오른 아이들이 많아요.”
김형원씨는 아이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학업에도 충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둥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백원담 집행위원장은 “지역 청소년들이 더 이상 문화의 소비자가 아닌 문화생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구로 우둥불이 모델이 되어 전국 각지에서 지역문화운동으로 번져가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우둥불은 독립투사들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어떻게 독립운동을 벌일지 회의하며 피우던 불이라고 한다.

구로구에서 열리는 우둥불도 단순히 놀고 즐기기 위한 불이 아닌 무언가 모색하고 토의하면서 놀이문화를 이끌어간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지역의 문화예술의 불씨를 피우는 지역문화축제로 활활 타오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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