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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사람들' 상담실장으로 1인10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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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사람들' 상담실장으로 1인10역
  • 공지애
  • 승인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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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약물치료관련 상담실이나 예방교육을 하는 기관은 그리 많지 않다. 얼마전 구로구에 이전한 [복지와 사람들]은 약물치료 및 예방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민간단체이다. 이곳에서 마약퇴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사회복지사 김용진씨(38, [복지와 사람들] 상담실장)는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김 실장은 초. 중.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약물예방교육을 하기도 하고, 약물에 관련한 교육 및 상담 뿐 아니라, 성인 약물.알코올 남용자에 대한 재활프로그램, 알코올중독자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 등의 1인 10역을 해내고 있다.

그녀가 약물상담전문가가 된 것은, 지난 94년 동대문 YMCA에서 상담교육을 받던 중 '마약퇴치 운동본부'에 들어가게 되면서부터다. 그 곳에서 2년간 마약관련 상담을 맡았고, 96년부터는 [복지와 사람들]에서 본격적으로 약물예방 및 재활프로그램 운영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97년에는 구로구 범죄예방위원으로 위촉되었다.

"구로구에 벌집촌이라고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어요. 학교도 다니지 않고 삐끼 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돈으로 필로폰 등을 구입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김 실장은 결손가정 뿐 아니라 부모가 모두 있어도 아이들이 마음 둘 곳이 없다면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며, 중독 청소년의 경우 본인 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상담을 받아야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96~97년에 본드, 가스흡입이 커다란 사회이슈가 된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 15~17세 청소년들이 많이 검거됐었죠. 하지만 'HOT'등 인기 연예인이 마약퇴치홍보대사로 적극 참여하면서 많이 줄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게임 등 다른 형태로의 신종 중독현상이 생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김 실장은 말한다. 또한 한번 마약에 중독되면 치료를 받은 후에도 재발율이 7~90%로 높다고.

"알콜중독으로 술만 마시면 구타하는 아버지를 둔 학생이 있었어요.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다가 상담을 받으면서 좋아졌고, 고3때 공부도 열심히 해서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그 학생이 대입시험을 한 달 앞두고 술을 마시고 선배와 싸움이 붙어 경찰서에 잡혀가 술기운에 경찰서 책상유리를 깨는 바람에 공무집행방해로 구치소에 들어갔었어요. 수험생이라 판사에게 탄원서를 올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읺아 결국 입시를 치루지 못하게됐죠. 다행히 내신으로만 들어가는 전문대학에 입학하긴 했지만요."

그렇게 싫어하는 부모의 모습을 자녀는 어느 순간 닮게 된다고 말하는 김 실장은 그래서 "알콜중독자 자녀를 위한 캠프" 등 중독자 자녀들에게 쌓여있던 상처를 감싸주고 풀어주고 수용하는 역할도 해주고 있단다.

김 실장은 사회복지는 늘 지역주민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구로구 내의 비행 청소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한다. "재가복지, 청소년 상담 등 구청과 함께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하는 김 실장은 "일에 몰두하다보니 결혼적령기도 놓친 것 같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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