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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주택시장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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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주택시장 ‘빨간 불’
  • 구로타임즈
  • 승인 200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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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등에 "급매"서 "경매"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소유였던 다세대·연립주택 급매물건이 구로구 비(非)아파트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은행 대출금과 이자부담을 안고 있는 물건이거나 급전이 필요해 전·월세로 돌리려는 물건이어서 최근 지역 서민경제의 침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소규모 다세대·연립주택이 밀집해 있는 개봉2동 일대. 이곳 부동산중개업소들엔 은행 대출금을 낀 빌라 물건이 전체 물건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은행 대출금은 작게는 4000만~500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대부분이 원금 상환이 어렵
거나 이자 납부가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이 시중에 내놓은 물건들이다. 이중엔 집이 팔려도 대출금을 갚고 나면 한 푼도 건지기 힘든 ‘속빈 물건’들도 여럿. 대부분은 팔릴 때까지 버티다가 경매처분에 넘어가기 일쑤다.

개봉2동 S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2~3년전 빌라신축 붐이 한창일 때 은행 융자를 80%씩 끼고 들어왔던 입주자 중에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내놓는 이들이 많다”며 “헐값이라도 제때 팔리면 다행이지만 마땅한 수요자를 찾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물건들도 전년도에 비해 대략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민주택이 밀집한 고척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척동 일대 부동산에 따르면 집값을 500~1000만원씩 낮춰서라도 팔아만 달라는 급매물건이 부동산중개업소 마다 10~40여건 정도. 급매가 아니더라도 집을 뺀 후 인근 동네에 전·월세로 옮기는 사례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게 이곳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고척2동 K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융자 낀 다세대·연립주택 급매물건 수가 증가하고, 집을 빼서 전·월세로 옮기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층의 지갑이 얇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최근엔 전·월세 값도 5~10%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올 가을 서민주택시장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오류2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지난해 겨울부터 매물이 많아지더니 올 봄 반짝 거래가 트인 이후엔 아예 거래실적이 없다”며 “강남집값 잡겠다고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정책들이 오히려 서민주택시장의 숨통을 옥죄고 있는데다 공급과잉에, 경기양극화까지 겹쳐 이대로 가다가는 올 가을에 이 일대 빌라촌 상당수가 빈집마냥 황량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희정 기자>misssong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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