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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확 떨어지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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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확 떨어지게 해 주세요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6.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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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_ 37]-권태식(구로한의원 원장)
비만의 시대에, 입맛이 좋은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 입맛이 좋아서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잘못 먹고 있고 음식을 구별하고 조절하는 입맛이 마비되어 있어서 살이 찐다.

사람을 공장에 비유하자면 입맛은 구매부서에 해당한다.

입맛을 없게 한다는 것은 구매부서의 활동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당장은 공장 내의 창고들을 비울 수는 있겠지만, 공장의 기능은 마비된다. 살은 빠지겠지만 몸은 고장이 난다.

만약 구매부서가 정확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구입한다면 필요 없는 물건을 쌓아 두어야 한다. 살이 찐다.

만약 구매물건들이 필요한 것을 따로 구입할 수 없고, 필요 없는 물건들도 함께 사야하는 세트로만 구입할 수 있다면, 필요한 물건을 사기위해 다른 물건도 모두 사서 창고에 쌓아두어야 한다. 살이 찐다.

인간에게 세트상품은 소금, 설탕, 기름, 식품첨가제 등을 여러 음식들과 뒤섞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음식류들이다.

세트상품이란 결국 자연음식물이든 비자연적인 첨가제이든 인간의 입맛을 속이기 위해 여러 가지 음식물을 섞고 가공해서 만들어낸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음식물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의 몸이 필요량 이상의 음식섭취를 중단하는 자동조절능력을 마비시키도록 음식을 가공하는 것이다.

유기농음식물이 자연적인 음식물에 가깝지만 정답은 아니다.

유기농 음식물만을 먹던 조선시대 역대 왕들은 당뇨병과 성인병에 시달렸다.

자연의 음식물에 대해 최소한의 가공과 최소한의 첨가와 최소한의 혼합을 한 것이 자연상태의 음식물이고 그것을 먹는 것이 몸이 익숙한 방식이다.

그리고 그러한 조건에서 몸이 건강하고 입맛이 정상일 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필요한 양만큼만 먹으면 “질려서 먹지 않는” 몸의 조절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몸은 건강하면서 날씬하다.

만약 입맛을 강제로 떨어뜨리면 당장은 필요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서 살이 빠질 수는 있지만, 더욱더 살이 찌는 음식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강제로 입맛을 떨어뜨리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자마자, 살려면 식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몸이 살려고 살을 찌게 한다. 다음 굶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미 단맛, 짠맛, 기름진 맛의 과량섭취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혀는 마비되어 자연상태의 음식물에서는 맛을 느끼지 못한다.

입맛이 마비되어 있는 것이다. 음식 재료의 맛이 아닌 짠맛, 단맛 등의 가공된 음식물의 맛에 의해 섭취를 하게 되고, 양을 조절할 수가 없고, 몸은 항상 상대적인 영양결핍상태에 빠진다.

자신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항상 과량을 먹어야만 한다.

상추 서너장의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상추 서너장을 먹는 것이 아니라 햄버거와 콜라를 먹어야 한다.

원래 인간이 설계된 대로 자연음식을 먹고, 정확히 입맛대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굳이 음식물을 미리 몸에 쌓아 두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입맛이 좋아야 건강하고 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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