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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_ 35] 먹고 살려면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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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씨앗_ 35] 먹고 살려면 공부해야 한다?
  • 구로타임즈
  • 승인 200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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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식 (본지 편집자문위원, 구로한의원 원장)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광우병과 조류인플루엔자까지... 생명에 치명적이고, 현대과학에서도 모르는 것들이 많은데, 정부에서 어제는 이말, 오늘은 저말을 ‘과학적 근거’라고, 똑같은 사람들이 떠들고 있으니,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덕분에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포장된 채로 편리하게 사먹던 쇠고기 닭고기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갑자기 많아졌다.

20개월 30개월이라는 소의 나이에서, 질병 검사방법, 도축방법, 먹이는 사료에 관한 것까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들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먹고 살려면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사회에서, 먹거리에 대한 인식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일 수도 있다.

과거에 먹거리는 주로 소규모 자영업을 통해 공급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엄청나게 거대한 자본에 의해 생산되고 유통되며, 욕망되어진다.

라면회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 하루 우리의 밥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의 식량자급율은 하루 세끼 중 한 끼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두끼는 외국에서 수입된 것을 먹고 있다. 지구적 규모에서 먹거리가 생산 소비 유통되는 그곳은 거대 자본들의 치열한 전쟁터이며, 구입능력이 없는 소비자에겐 굶어 죽는 자유로운 시장이며, 도축되는 생명에게는 몸이 만들어지고 길러지고 내어주어야 하는 도축장이다. 그곳에 우리의 일용할 양식들이 있다. ‘

저 푸른 초원’이 아닌, 잔인한 자본의 전쟁터에 우리의 먹거리와 먹거리로 만들어진 소비자들의 몸이 이미 던져져 있었던 것이다.

기아로 사람이 죽어가도, 가격유지를 위해 곡물을 버리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가축에게 먹이고,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도축될 때까지 움직이지도 못하는 우리 속에 가두어 키우고, 항생제와 성장촉진제와 온갖 화학물질로 ‘살아있는 고기공장’을 만들어내는 자본에게 있어서, 광우병은 보다 많은 이윤을 생산하는 과정의 부산물일 뿐이다.

지구적인 규모의 자유로운 시장에서 자본이 총체적인 지배가 관통되는 곳에 안전장치라고는 국가에 의한 검역과 소비자들의 감시 외에는 별다른 대안은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가가 정치적인 이유와 자본의 필요에 의해 검역을 포기한다면, 먹어야만 사는 소비자들은 이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에 대항하는 소비자들의 능력은 무력하기만 하다. 그러니 개인 개인이 알아서 공부하고, 알아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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