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4 18:32 (화)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소개
상태바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소개
  • 공지애
  • 승인 2008.03.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라이드 구로] 미국 신씨네티 대학 의과대 연구원 엄성희 씨
“제가 자격이 될지 모르겠네요. 너무 갑작스러워서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네티 대학교 의과대 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엄성희 씨(37)에게 전화 인터뷰를 요청하자 당황해하는 목소리였다. 그러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현재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저는 이 연구소에서 아미노산이나 당 같은 영양분이 어떻게 세포내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미쳐 인슐린 저항성, 비만, 당뇨를 일으키는지 그 작용기작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 중입니다. 이것은 비만 당뇨 치료를 위한 기초과학 연구로서 비만 당뇨의 병리학적 생화학적 이해를 돕습니다. 나아가 치료제개발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구적 식생활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해마다 비만과 당뇨병이 늘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질환 치료제가 없어 이 분야 연구가 더 중요하다고 엄성희 씨는 강조했다.

그녀는 지난 2004년 스위스 바젤대 프리드리히 미셔 생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있던 당시 과도한 영양분을 섭취한 동물의 몸에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처음 찾아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고지방식을 먹인 생쥐와 당뇨병에 걸린 쥐에서 ‘S6카이네이즈1(S6K1)’이라는 단백질의 활동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S6K1 단백질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당뇨병에도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S6K1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약을 개발하면 비만을 예방하고 나아가 당뇨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참여하신 분들과 함께 미국 특허 2건을 출원하였어요. 현재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Novartis) 소속 연구소에서 연구결과가 직접 신약 개발과 연결될 수 있는지 가능성 여부를 연구. 심사하고 있습니다.”

--------------------------------------------------------------

다음은 엄성희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바젤대학교에서 신시네티 대학교로 연구지를 옮기게 된 계기가 있었나?

바젤대 프리드리히 미셔 생의학연구소에서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조지 토마스(Dr. George Thomas) 박사님께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그 분이 신시네티대학교 의과대로 옮기면서 내게 같이 갈 것을 제안했고, 나도 흔쾌히 승낙했다. 또한 신시네티대 의대는 비만 당뇨 대사분야의 저명한 박사도 많아 연구관련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것도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 어떤 연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성공 뒤엔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실험 자체가 안 되어서 같은 실험을 다양한 조건으로 수십, 수백 번 반복해 시도할 때는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그런 실패가 쌓여 한 번의 성공을 낳는 것이다. 그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 유학을 가기 전까지 구로구에서 나고 자란 것으로 안다.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영림중학교를 다닐 때 일이다. 집에서 학교를 가려면 버스(아마 31번 이었을 거다)를 타고 30분 정도를 가야했다. 매일 만원버스에 시달렸는데 하루는 도시락 가방을 버스에 두고 내렸었다. 그래도 책가방은 챙겼으니 그 당시 나름대로 학구적인 학생 아니었을까? 하하. 아무튼 점심을 쫄쫄 굶고 방과 후에 버스 종점에 갔더니 버스 운전기사님이 “덕분에 식사 잘 했다”면서 설거지까지 깨끗이 해서 빈 도시락 가방을 돌려주었다. 음식 상하기 전에 차라리 잘 됐다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 '학창시절, 이렇게 보내라!'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그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학창시절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면 즐길 수 있고, 그러다보면 잘할 수 있고, 또 나아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그 점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 구로지역에 바라는 점이 있나?

구로구에 공원과 사회체육시설, 그리고 도서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날씨 좋은 날 공원에서 쉴 수 있고, 열람실뿐만이 아닌 책과 DVD(영화, 교육 프로그램)등 영상 자료가 많은 도서관이 동네 근처에 있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지역 초중고교에 제대로 갖추어진 과학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과학 수업이 실험 없이 이론만으로 진행되어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실험 한번 해봄으로써 쉽게 이해되고 직접 개념이 다가온다. 과학 기자재가 어느 정도 갖추어진 실험실 하나만 있어도 이공계 진로 선택이나 과학과목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내가 과학을 연구하다보니 자연히 이 부분에 관심이 더 간다.

▶ 앞으로의 계획,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나의 연구 분야에서 계속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좋은 저널에 게재하여 그 분야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쁘겠다.


▲ 엄성희 프로필

고척 초등학교
영림 중 학 교
고척 고등학교
성균관 대학교 약학부 학사 및 석사
목암 생명공학 연구소 연구원
스위스 바젤대 프리드리히 미셔 생의학연구소 박사 취득
현 미국 신씨네티 대학교 의대 게놈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근무중

수상
성균관 대학교 약학부 수석 졸업
목암 생명공학 연구소 수석 입사
스위스 바젤대 프리드리히 미셔 생의학연구소 박사 우등 졸업,
노바티스 연구재단 장학금, 박사후 연구과정 지원



[알림] 각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구로지역 출신 명사를 발굴, 소개하는 ‘프라이드 구로’ 구로출신 명사인터뷰가 새봄 3월부터 앞으로 매달 한차례씩 다시 진행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