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6 12:20 (목)
영어 가르치며 한국 배우는 새색시
상태바
영어 가르치며 한국 배우는 새색시
  • 이종복
  • 승인 2007.12.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로6동 주민자치센터 원어민 영어강사 소날씨
한국내 외국인 이주노동자는 이미 규모, 사회적 기능면에서 우리사회의 주요구성인자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 가정도 눈에 띄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은 단일 민족의 개념에서 점차 다문화 국가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도 외국인들이 지역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 둥지를 틀고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고 생활해 나가는 인도의 소날씨와 미얀마의 내튠나잉씨를 만나 그들이 느끼고 있는 한국과 지역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


지난 5월, LG전자 선임연구원으로 발탁된 남편을 따라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소날(인도· 24, 구로4동)씨. 올해 화촉을 올린 소날 씨는 아직 신혼의 재미가 한창 때인 새색시다.
낯선 한국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질감에 가끔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한국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긍정적이었다.

“제2의 고향인 한국에 대해 참 인상 적이었어요. 깨끗한 거리, 친절한 사람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구로는 타 지역과는 달리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아 편안한 느낌을 많이 받았죠”. “동네 주민들의 따뜻한 친절함과 배려에 한국이란 낯선 나라가 점차 정겹게 느껴졌다”는 소날씨는 살포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한국에 정착한지 1년도 채 안됐지만 웬만한 한국말은 거의 다 이해한다는 그녀는 현재 구로6동 주민자치센터 교육프로그램인 원어민 영어강좌 강사로 지역 사회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집안 생활만으로 매우 무료했죠. 그러던 중 구로6동(주민센터) 교육담당자의 제안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아이들과 함께 너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며 감흥을 전했다.

처음 자원봉사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생활의 중심이 됐다는 그녀는 알찬 강좌를 위해 매일 영어교재를 연구하고 재미있는 교육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영어에 대해 좀 더 친밀감을 쌓을 수 있도록 영어게임, 퀴즈, 퍼즐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5시부터 구로6동 자치센터에서 진행되는 이 강좌에는 약 1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2시간 동안 영어 수업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가끔 숙제를 안 해오는 아이들로 인해 맘 상할 때도 있지만 수업 시간이 되면 적극적인 모습에 다 풀어져요”라며 인도와 달리 교육수준이 높은 총명함 또한 인상적이라고 한국제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도에서 특히 건축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그녀는 우수한 재원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녀가 일 할 수 있는 자리가 쉬이 마련되진 못했다.

“아쉬웠죠. 제가 공부한 분야에서 일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아직 서툰 한국어 실력 때문에 취업 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하지만 이곳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며 한국을 알아간다는 것이 정말 보람돼요”라며 환히 웃으며 말한다.

그녀는 “앞으로 지역사회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주민들과 소통하고 한국을 알아가겠다”고 말한다.

“언젠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구로에서 살았던 소중한 추억을 평생 간직할 겁니다. 또한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어 선생님이 아닌 친구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