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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김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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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김장해요”
  • 구로타임즈
  • 승인 200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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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이라는 만화책을 열심히 보는 딸아이가 “엄마 우리는 김장 안해요?” 하고 묻는다. “글세, 바빠서 어떨지 모르겠네.” “식객에 보니 김장 담그는 날 다 같이 모여서 하고 보쌈도 먹으니까 참 좋아 보여요. 우리도 김장해요.” 한다.

사실 김장을 안담아본건 아니지만, 대체로 사먹는 습관에 익숙한지라 많은 양의 김치를 담으려고 하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엔 가족들의 마음을 모아 김장을 담기로 했다. 요즘은 많이 간편해져서 농촌에서 국내산 배추로 절임배추와 양념까지 주문배송해주기 때문에 더욱 용기가 났다. 그래도 김장은 집안마다 담는 방법이 다르고 그 맛도 다르기에, 절임배추와 동치미무, 알타리 무를 주문하고 양념까지는 주문하지 않았다.

김장이라는 뜻은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늦가을에 한꺼번에 많이 담근 통배추김치·깍두기·동치미 등의 총칭 또는 그것을 담그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엄동설한에 부족하기 쉬운 채소를 김장김치를 통해 보충하는 것이다.

김장김치는 그 지방의 위치나 생산물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배추, 무를 주재료로 하고 거기에 미나리, 갓, 마늘, 파, 생강을 넣고 소금. 젓갈.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버무린다. 저장방법은 땅을 깊숙이 파, 항아리를 묻고 그곳에 겨우내 보관해 두고 먹는 것이다. 그 항아리 위에 옛날에는 짚방석을 만들어 덮었다. 김장김치는 5oC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익히고 저장하여야 맛이 좋고 변질되지 않으므로 짚방석은 추위를 막고 볏짚에서 잘 번식하는 김치의 숙성에 필요한 미생물을 번식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김치의 영양에 대해서는 세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김치는 비타민 A. C가 많이 들어 있으며 김치가 익는 동안에 생긴 유산이 유산균의 번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정장작용을 하여 비위를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느끼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으면 늘 김치가 생각나는 것이다.

예전에는 ‘겨울의 반양식’이라 하여 누구네 집 할 것 없이 필수적으로 김장을 담았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동치미, 깍두기...’ 김장김치 넉넉하고 쌀독에 쌀 그득하면 그 춥던 엄동설한도 두렵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에 김장하며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닌다. “우리집 김장해요. 놀러 오세요.” 이웃의 도움도 받고 이번 기회에 보쌈 먹으며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이다.


김미영 (구로생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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