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음식에 대해 고마워하며 먹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식사전후 습관으로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기본으로 하지만 음식이 만들어지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며 생산에서부터 가공까지, 수고하신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을까?

그런데 나는 요즘 진심으로 ‘우리밀’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식생활이 변화되어 주식인 쌀의 소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밀가루의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밀은 수입밀이다. 외국에서 사들여오는 것이 싸다하여 수입이 늘어나면서 우리 밀 자급률이 0%까지 떨어졌으나 소비자, 생산자가 힘을 합쳐 우리밀단지를 조성하여 현재는 2%정도 된다.

나머지 98% 정도는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한 수입밀가루인 것이다. 배로 30~50일정도 걸려 수입해오는 과정에 방부제, 성장억제제 등의 화학약품을 처리하게 된다. 그보다 먼저 수확한 후, 농약을 뿌리게 되는데 그것을 ‘포스트 하비스트’라고 한다. 농사를 짓는 도중에 농약을 뿌려도 문제가 많은데 농사를 다 지어서 수확한 후 시장에 나가기 직전 농산물에 뿌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몇 배나 높다.

외국에서 수입된 밀, 옥수수, 감자, 오렌지, 바나나, 파인애플 등의 농산물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포스트 하비스트가 뿌려져서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밀가루는“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기력을 세게 하며 오장을 도우니 오래 먹으면 몸이 든든해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묵은 밀가루는 열(熱)과 독(毒)이 있고 풍(風)을 동(動)하게 한다”고 경고한다. 묵은 밀가루라면 상대적으로 유통기간이 긴 수입밀가루 등이 해당된다.

우리밀은 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에 자라 봄이나 초여름에 수확하므로 원천적으로 무농약 농산물이다. 우리밀은 66가지 농약잔류검사도 거뜬히 통과하였다. 수입밀은 봄에 파종하여 여름에 성장하고 가을에 수확하므로 병충해 예방을 위해 각종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또한 우리밀은 환경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밀은 보리보다 뿌리가 깊어서 땅속에서의 미생물 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땅 심을 좋게 하며, 산성비가 오더라도 비를 걸러서 스며들게 하기 때문에 좋은 물을 보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처럼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몸에 좋은 고마운 우리밀을 살리는데 많은 사람이 함께 했으면 한다.

김미영(구로생협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