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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보건행정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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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보건행정 ‘눈총’
  • 신진수
  • 승인 2007.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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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아토피교실 수강생 부족 강좌 무산
기초수요조사도 없이 ‘일단 하고 보자?’


구로구청이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개설한 ‘아토피 교실’이 사업의 기본인 기초수요조사 없이 진행돼 첫 강의부터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지역사회에 뜻있는 인사들은 주먹구구식 보건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후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구 보건소가 지난 7월 31일 개설한 아토피 교실에는 당초 예상한 수강생 100명에 훨씬 못 미치는 불과 5명의 수강생이 참여했다. 이에 보건소측은 7월부터 시작하는 총11개 강좌개설계획을 접고 오는 9월 강좌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조사한 구로관내 아토피 환자는 총 879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중 보건소에서 검진을 통해 등록된 107명을 제외한 나머지 770여명은 일선 학교에서 검진 없이 학생들의 거수로 모아진 수요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행정과 유재철 과장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내에 등록된 아토피환자 879명에게 ‘아토피 교실’에 대한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초수요조사를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구의 아토피 교실은 올 해 ‘여성건강교실’사업으로 실시한 아토피강좌가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아 그 연장선상에서 확장된 사업이다. 구는 이번 강좌개설에 드는 강사비, 운영비, 체험장 견학비 등 관련 예산 1,000만원을 올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으로, 일단 반영 전까지는 건강보건대학운영비에서 사용 후 정산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지역사회 인사들은 예산운용의 기본 원칙조차 무시한 주먹구구식 보건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자치단체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취지가 그해 필수불가결한 사업이 있을 경우 추가로 예산을 반영해 민생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것임에도 기초수요조사조차 수반되지 않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이 같은 일을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결국 1,000만원은 추정치 일뿐 예산이 남으면 다시 반납하면 된다는 식의 느슨한 보건행정이 이런 행정 착오를 일으켰다는 게 지역 인사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아토피 관련해서는 처음 시작하는 거라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현재 전화를 통한 직접적인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9월에는 프로그램을 더 세부화 시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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