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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화재현장, 생사 갈림길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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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화재현장, 생사 갈림길 20분
  • 송희정
  • 승인 2007.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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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D신축공사장서 맹활약 펼친 구로소방서 최진호 진압팀장
“상황판단이 자칫 5분만 늦었어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17일 토요일 아침 8시 18분경 신도림동 지상30층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인 D신축공사현장에 도착한 구로소방서 최진호 진압팀장은 본인 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30층 고층건물을 휘감은 시커먼 구름기둥과 건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살려 달라”는 다급한 외침들. 대원들의 1분1초에 건물에 갇힌 작업인부 134명의 생사가 걸린 긴박한 순간이었다.

“불길의 번짐과 연기의 이동 속도가 너무나 빨랐어요. 방어벽이 일체 없는 신축 건물인데다 계단이 연기의 통로역할을 하고 있던 탓이죠. 순간 잘못 판단하면 수많은 사상자를 낼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이날 구로소방서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지 2분여 만에 소방헬기 3대가 상공에 출동했고, 곧이어 발령된 ‘화재 2호’ 비상출동․소집 통보로, 본부와 인근 소방서의 전 소방력이 집중 투입됐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68대의 헬기, 고가․구급차, 204명의 소방대원들의 활약으로 불길은 20여분 만에 잡혔다.

“혹시나 있을 사상자를 찾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건물을 훑고 난 뒤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로 기진맥진해 길바닥에 주저앉은 대원들을 보며 가슴 뭉클했죠. 이들이 있었기에 대형 참사를 막았다고 자부합니다. 화재로 숨진 박광진 씨 유족에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지만, 그래도 더 이상의 사망자가 생기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여깁니다.”

최 팀장은 신축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따끔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은 언제 맞닥뜨릴지 모를 화재를 대비해 1년 열두 달 실제처럼 소방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축공사현장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화재위험에 늘 노출돼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주의와 노력 또한 상시적이어야 하죠. 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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